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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넘은 커피숍 이야기
2019년 07월 24일 (수) 11:50:34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도쿄의 중심지 긴자(銀座) 거리에는 백화점과 쇼핑 몰과 점포들이 즐비하다. 메이지(明治, 1868-1912) 중기 때부터 형성된 긴자는 수 백 년을 이어온 시니세(老鋪: 대를 이어가는 유서 깊은 상점)와 현대적 유행을 선도하는 패션몰들이 보완 관계를 유지하며 공존하고 있다.

귀금속 점 와코(和光), 양복점 도야(田屋), 진주로 유명한 미키모토, 양갱의 대명사인 도라야(虎屋), 문구점 이토야(伊東屋), 안경점 마쓰시마(松島), 포목점 에치고야(越後屋) 등의 대표적인 시니세(老鋪)들은 세월의 변화와 관계없이 전통적으로 대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긴자에 107년이 된 커피숍이 자리하고 있다. 이름도 독특한 ‘카페 파우리스타(Cafe Paulista)’.

   
카페 파우리스타(Cafe Paulista)

브라질은 오늘날 세계 제1의 커피 생산국이다. 브라질은 27,000평방미터의 농장에서 커피를 재배하고 있다. 이 중 74%가 아라비카(Arabica) 종이고 나머지 26%가 로부스타(Robusta) 종이다. 소위 질 좋은 커피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브라질은 커피 산업에 종사하는 인구도 무척 많다. 약 350만 명이 커피 농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관련 산업까지 합하면 약 700만 명의 고용창출이 되고 있다.

브라질과 일본의 인연은 이민(移民)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즈노 류(水野龍, 1859-1951)’씨로부터 시작된다. 미즈노(水野)씨는 메이지 41년(1909) 4월 28일. 이민선 가사토마루(笠戶丸)를 타고 브라질을 향했다. 그는 이민 단장의 역할을 맡았다. 이 배에는 계약 이민 158가족 781명과 자유 이민 12명을 태우고 일본의 고베(神戶) 항을 출발했다. 일본으로부터 브라질로 이민 간 최초의 사람들이다. 그들은 브라질에서 열심히 일했다. 미즈노(水野)씨는 그 공적으로 연간 1000가마의 커피콩을 무상으로 받았고, 그에게 일본에서 커피 사업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1911년 상파울로 시 전속 카페 파우리스타(Cafe Paulista)를 설립했고, 1912년 긴자(銀座)에 오늘의 커피 숍 ‘카페 파우리스타’를 세운 것이다.

브라질 ‘상파울로’ 시(市)의 심벌 문장(市章)을 본떠서 만들었다는 이 마크는 100년이 넘도록 일본 커피산업의 발전과 역사, 그리고 문화를 대변하고 있다.

카페(cafe)는 브라질(포르투칼어)에서는 커피(coffee)이고, ‘파우리스타(Paulista)’는 ‘상파울로 사람(子)’이라는 뜻에서 유래됐다. ‘카페 파우리스타’의 심벌은 별(星) 가운데 들어있는 여왕의 모습이다. 별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커피나무 이파리와 붉은 커피 체리다. 가히 ‘숲(森)의 커피’를 자랑할 만하다.

“커피 향기에 숨이 막혔던 어젯밤보다 꿈에서 보았던 사람이 옆에 비치누나.”

일본의 유명한 가인(歌人) ‘요시이 이사무(吉井勇, 1886-1960)’ 선생의 <歌集>에 나오는 노랫말이다. 커피의 향기도 숨이 막히도록 좋지만, 옆에 앉아 있는 사람과의 넉넉한 나눔이 더욱 좋다는 말인 듯싶다.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커피 맛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으나, 본디 커피숍은 커피의 맛을 즐기는 것과 더불어 사람을 만나고, 대화 장소로서의 비중도 크다.

커피숍의 설립자 ‘미즈노(水野)’ 씨는 “오늘 여러분에게 제공하는 커피는 일본에서 브라질로 이민가신 사람들의 노고가 가져온 수확물로, 그들의 땀의 결정이 여러분께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감사드립니다”면서, “일본의 커피 문화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한 때 비틀즈의 ‘존 레논(John Lennon, 1940-1980)’ 부부가 이 커피숍에 연 삼 일을 왕래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사람의 집념과 열정으로 탄생한 커피숍이 이토록 100년이 넘도록 한 자리를 지키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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