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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의 자율경영, 번복하지 말아야
2018년 10월 25일 (목) 15:19:29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투명해지려면 노랗게 타올라야 한다/ 은행나무들이 일렬로 늘어서서/ 은행잎을 떨어뜨린다...아직도 푸른 것들은 그 속이 시린 시월/ 내 몸 안에서 무성했던 상처도 저렇게...”

여의도의 은행나무들을 보면서 이문재(59) 시인의 시(詩) <시월>을 떠올려봤다. 은행나무 이파리들이 노랗게 물들어가고, 햇살도 어느새 따사롭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모두가 단순한 계절의 변화라기보다는 자연의 섭리(攝理)인 듯싶다.

   
여의도 거리의 은행나무

‘뉴스의 전성시대-’

뉴스는 계절의 변화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우리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우리는 좌파와 우파 정치세력 양쪽으로부터 보증 받는 어떤 관념, 즉 국가 재정 상태야말로 한 국가의 가장 근본적인 실제라는 관념의 상속자들이다. 그에 따라 경제 뉴스는 모든 뉴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취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기 작가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이 설파한 <뉴스의 시대>(최민우 譯)의 한 대목도 작금의 상황과 부합된다. 국민들이 정치적 이슈보다 경제(먹고 사는 문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서다.

그런 가운데, 우리은행의 자율경영 문제가 경제 뉴스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2016년 민영화가 진행됐으나 아직도 ‘정부의 입김이 거세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우리은행의 소유 지분 18.78%를 가지고 있는 예금보험공사가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은행나무 앞의 우리은행(지점)

뉴스는 지난 15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우리은행 지주회장과 은행장 겸임 여부에 대해 “우리의 판단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뒤를 이어 22일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 지배구조와 관련해 앞으로 고민을 해서 의견을 낼 계획”이라고 한 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따라서 ‘정부의 약속 뒤집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자율경영을 약속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말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의 지주 회장은 다음달 7일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 그달 23일 최종 선임하게 된다. 우리은행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는 역량 있는 인사가 선임돼야 한다.

“대체로 외부 출신보다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선임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상업은행 출신이다’, ‘한일은행 출신이다’ 편 가르기가 문제였습니다. 내·외부 가리지 말고, 오로지 ‘우리은행’의 발전을 위해서 소신껏 일하는 리더십을 가진 분이 선임되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우리은행 간부 출신 A씨의 말이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편 가르기는 조직의 발전을 저해시키는 위험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민영화의 목적은 무엇이었던가. 수익성 악화가 큰 이유였다. 일반 시중은행의 경우 대출이 너무 과다하면 자체적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최대주주가 정부이기에 수익성에 상관없는 관치(?)행정이 부실을 키우고 말았다.

우리의 주변에는 아직도 해결해야하는 숙제들이 산처럼 쌓여 있다. 동부건설, 대우조선해양, 한국GM, 금호타이어 등이 그러하다. 정부 관계자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대기업들의 문제도 약속을 번복하는 일들이 반복된다면 국민들의 신뢰를 크게 잃어버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시인은 ‘은행(銀杏)나무의 이파리가 투명해지려면 노랗게 타올라야 한다’고 했다. 하물며, 국민경제의 한 축(軸)을 맡고 있는 우리은행(銀行)의 지주회장은 ‘능력 있는 자를, 투명하게 뽑아야 할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푸른 것들의 속이 시리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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