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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사람의 향기...그리고, 만남의 향기
2018년 09월 28일 (금) 10:58:56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지난 주말 광화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운집했다. 정당과 시민단체들의 모임이었다. 각자 확성기를 들고 북과 꽹과리를 치면서, 정반대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는 모습들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영문을 모르는 외국 관광객들은, 카메라에 열심히 그 모습들을 담고 있었다. 그들이 실체(實體)를 안다면, 그리 감동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밖의 소리와는 달리 지하의 대형서점은 분위기가 달랐다. 누구의 부름도 없이 순수하게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두 책과 대화하고 있었다. 아예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서, 외부의 소리와 담을 쌓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한 떼의 무리들이, 어느 작가의 사인회에 모여 들었다. 그래도, 소란이 없는 침묵만이 흐를 뿐이었다. 
 
<하이힐신고 납품하던 김 과장은 어떻게 17개명함 가진 CEO가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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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제목만으로도 장편소설이었다. 그러나, 함축된 의미가 담겨 있었다. 노란 은행잎 같은 표지를 열자, 김은주 저자의 사진과 이력이 적혀 있었다.
 
<지방대 학력, 여성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영어·일본어·중국어 3개 외국어 스펙을 바탕으로 글로벌 세일즈에 도전...현재는 해외시장개척 및 수출컨설팅 전문기업인 EMC글로벌의 대표로 뛰고 있다. 무역 실무 강사로 활동 중이며, 최근에는 사회에 첫걸음을 내딛는 젊은이와 만나 동기부여와 도전적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책 속으로...여자에게 포기를 권하는 사회
 
“학생은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어떤 일을 하려고 하나?”
 
 
대학에서 영어 강의를 수강하던 어느 날, 영어강사의 질문에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해외영업을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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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대표
강사는 두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
 
“여자의 몸으로?”
 
그 말은 마치 내가 뭔가를 크게 착각하거나,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처럼 들렸다. 사회는 다양한 이유로 여자에게 포기를 권한다.
 
그러나, 김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본인의 길을 걸었다.
 
“세상을 향해 뛰어라.”
 
그녀는 대학 도서관에서 여덟 글자의 포스터를 보고서 심장이 박동했다. 그 자리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맨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풋내기 대학생인 스무 살의 나이였다.
 
‘대한민국 법률로 재해석한 ‘검사의 삼국지(三國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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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양중진(부장검사)  
“평균인...‘지극히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평균적인 생각’이라는 의미다.”
 
양중진 검사의 책 <검사의 삼국지>는 이렇게 ‘평균인’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러면서, 저자는 ‘법(法)은 굉장히 쉬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법이 쉽지 않으면 지킬 수가 없기 때문이란다. 저자가 책을 쉽게 쓴 이유이기도 하다.
 
책 <검사의 삼국지>는 고전 <삼국지>를 우리나라의 법률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책장을 열면 맨 먼저 도원결의(桃園結義)가 나온다. 도원결의는 누구나 아는 바와 같이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서 유비(劉備)·관우(關羽)·장비(張飛)가 도원(桃園)에서 의형제를 맺은 것을 말한다. 세 사람이 의기투합(意氣投合)을 한 것이다.
 
도원결의에 대한 저자의 법률적 해석이 압권이다.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유비·관우·장비는 어지러운 세상을 구하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의형제가 되기로 맹세한다...이런 경우 호형호제(呼兄呼弟)를 넘어 법적으로도 형제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민법은 법정혈족이 될 수 있는 사유를 제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입양을 통해 양자와 양부모 사이가 되는 것이 그것이다. 형제자매가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다. 안타깝지만 유비와 관우, 장비는 법적으로 친족 관계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관우는 관평을 입양해 친족 관계가 되었다. 그러나 한날한시에 죽기로 결의를 한 유비, 장비와는 친족 관계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상속권을 가질 수도 없다. 유비와 장비는 관우의 분신과도 같은 적토마와 청룡언월도(靑龍偃月刀)를 상속받을 수 없다. 도원결의까지 한 유비와 장비가 적토마와 청룡언월도를 상속받을 수 없다니! 너무 분하지 않을까.>
 
<방법이 없지는 않다. 바로 유증(遺贈)을 이용하는 것이다. 유증은 죽음과 동시에 증여와 같은 효력이 발생한다. 이 경우는 친족 관계가 없더라도 가능하다. 다만, 관우가 죽기 전에 미리 의사표시를 해 놓았어야 한다.>
 
“내가 죽으면 적토마는 유비에게, 청룡언월도는 장비에게 주라”라고.
 
나아가 부부간의 부양의무도 우리 모두가 눈여겨 볼만하다. 부부관계가 남보다 못한 경우가 많아서다. <검사의 삼국지>는 부부간의 부양의무를 명쾌하게 해석한다.
 
“유비와 아내인 미부인이 조조에게 신야성을 빼앗기고 피난길에 올랐다. 피난길이다 보니 먹을 것이 턱없이 부족했다. 유비는 마지막 식량으로 주먹밥 한 덩이를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전쟁을 해야 하는 유비가 주먹밥을 혼자서만 먹어도 되는 것일까? 결론은 ‘혼자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요즈음 ‘졸혼(卒婚)’이라는 애매모호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필히 알아야 할 듯싶다.
 
이 책은 도원결의부터 공명의 죽음까지 43화로 구성돼 있다. ‘삼국지’라는 친근한 고전을 통해서다. 관련사건 및 실제 판례를 소개함으로써 깊이를 더했다. 우리 모두가 반드시 잘 알아야 할 법에 대해 상세히 소개한 것이다.
 
오직 한길을 걸은 ‘오카 마사하루(岡正治, 1918-1994)’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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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 마사하루 목사의 책
사람은 책을 만나고, 그 책으로 인해서 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이렇게 새로운 인연이 맺어진 듯했다. 우리는 늘, 이렇게 상처를 받고 살아간다. 그래도 고통과 슬픔을 겪어본, 그런 사람들이 늘 영혼이 향기로운 것 같다.
 
"오카 마사하루 목사님은 재일동포들을 위해서 헌신했던 분입니다."
 
“오카 마사하루 목사님의 자서전(전은옥 번역)은 '오직 한길로' 입니다.”
 
그것이 바로 사람의 향기이다. 책을 통해서 만나고, 저자와 만나고, 그것이 진정한 만남의 향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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