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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법률로 재해석한 ‘검사의 삼국지(三國志)’
2018년 07월 26일 (목) 18:33:15 장상인 renews@renews.co.kr

“평균인...‘지극히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평균적인 생각’이라는 의미다.”

현직 부장검사인 양중진 씨의 책 <검사의 삼국지>(티핑포인트, 332쪽)는 이렇게 ‘평균인’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면서 저자는 ‘법(法)은 굉장히 쉬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법이 쉽지 않으면 지킬 수가 없기 때문이란다. 저자가 책을 쉽게 쓴 이유이기도 하다.

   
 

책 <검사의 삼국지>는 고전 <삼국지>를 우리나라의 법률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책장을 열면 맨 먼저 도원결의(桃園結義)가 나온다. 도원결의는 누구나 아는 바와 같이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서 유비(劉備)·관우(關羽)·장비(張飛)가 도원(桃園)에서 의형제를 맺은 것을 말한다. 세 사람이 의기투합(意氣投合)을 한 것이다.

도원결의에 대한 저자의 법률적 해석이 압권이다.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유비·관우·장비는 어지러운 세상을 구하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의형제가 되기로 맹세한다...이런 경우 호형호제(呼兄呼弟)를 넘어 법적으로도 형제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민법은 법정혈족이 될 수 있는 사유를 제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입양을 통해 양자와 양부모 사이가 되는 것이 그것이다. 형제자매가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다. 안타깝지만 유비와 관우, 장비는 법적으로 친족 관계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관우는 관평을 입양해 친족 관계가 되었다. 그러나 한날한시에 죽기로 결의를 한 유비, 장비와는 친족 관계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상속권을 가질 수도 없다. 유비와 장비는 관우의 분신과도 같은 적토마와 청룡언월도(靑龍偃月刀)를 상속받을 수 없다. 도원결의까지 한 유비와 장비가 적토마와 청룡언월도를 상속받을 수 없다니! 너무 분하지 않을까.>

<방법이 없지는 않다. 바로 유증(遺贈)을 이용하는 것이다. 유증은 죽음과 동시에 증여와 같은 효력이 발생한다. 이 경우는 친족 관계가 없더라도 가능하다. 다만, 관우가 죽기 전에 미리 의사표시를 해 놓았어야 한다.>

“내가 죽으면 적토마는 유비에게, 청룡언월도는 장비에게 주라”라고.

나아가 부부간의 부양의무도 우리 모두가 눈여겨 볼만하다. 부부관계가 남보다 못한 경우가 많아서다. <검사의 삼국지>는 부부간의 부양의무를 명쾌하게 해석한다.

“유비와 아내인 미부인이 조조에게 신야성을 빼앗기고 피난길에 올랐다. 피난길이다보니 먹을 것이 턱없이 부족했다. 유비는 마지막 식량으로 주먹밥 한 덩이를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전쟁을 해야 하는 유비가 주먹밥을 혼자서만 먹어도 되는 것일까? 결론은 ‘혼자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유비는 미부인과 콩 한쪽도 나누어 먹어야 한다. 부부간의 부양의무는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면제될 수 없는 의무이기 때문이다.”

요즈음 ‘졸혼(卒婚)’이라는 애매모호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필히 알아야 할 듯싶다.

이 책은 도원결의부터 공명의 죽음까지 43화로 구성돼 있다. ‘삼국지’라는 친근한 고전을 통해서다. 관련사건 및 실제 판례를 소개함으로써 깊이를 더했다. 우리 모두가 반드시 잘 알아야 할 법에 대해 상세히 소개한 것이다.

나태주 시인은 추천사에서 “책 속에서 찾아낸 문제는 결코 어제의 문제가 아니고 오늘과 내일의 문제다. 아니다. 오늘과 내일의 문제를 넘어서 오늘과 내일을 위한 해답이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역사는 흘러간 과거가 아니라 현재이자 다가오는 미래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에서 ‘법률은 도덕의 최소한이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최소한의 도덕’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그러면 폭염(暴炎)이 물러가고 청량(淸涼)한 세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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