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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관계의 의미
2017년 10월 10일 (화) 09:58:57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엄마와 아빠가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겠다. 물론 사이가 좋았을 때도 있었겠지만, 그때의 일은 도통 기억에 없다. 다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아무리 탈지면으로 귀를 틀어막아도 엄마와 아빠가 싸우면서 서로에게 퍼붓는 갖은 악담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매일같이 싸우는 부모의 부부싸움을 피해서 집을 뛰쳐나간 15세 소녀의 일기를 책으로 펴낸 ‘마릴린 해리스’의 저서 <가출일기>(임해림 옮김)의 한 대목이다. 책속의 다음 문장은 더욱 가슴을 친다.

“나 같은 아이도 어떤 사람과 15분만 함께 있으면 그 사람을 정말로 좋아하는지 어떤지를 알 수 있는데, 우리 부모님은 21년이나 되는 긴 세월 동안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산 것일까?”

10월이 열리자마자 긴 추석 연휴와 함께 한바탕 민족의 대이동이 있었다. 각자의 뿌리와 피붙이를 찾아서다. 그러나, 모두가 다 그런 것이 아니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는 언제나처럼 가족 간의 슬픈 사연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가족 단위로 휴일을 즐기는 모습(월드컵공원)

그뿐만이 아니다. 가족과 함께한 폭행·살인 등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패륜(悖倫)이 여기저기서 자행되고 있어 고유의 명절 추석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어떤 가족 관계가 좋은 것일까.

어려서부터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허황되지 않고, 보편적으로 살아가면서 인간의 참된 도리를 익히는 가족 관계가 좋을 것이다.

필자는 미국의 캐슬린 갤빈(Kathleen M. Galvin) 박사와 버나드 브롬엘(Bernard J. Brommel) 박사의 공저 <의사소통과 가족관계>(이재열·최영희 역)에서 답을 찾았다. 캐슬린 갤빈 박사와 버나드 브룸엘 박사는 가족 치료와 심리 치료 전문의 대학 교수이다. 특히, 캐슬린 캘빈 박사는 한국의 여자 아이를 입양시켜서 훌륭하게 성장시킨 사람이다.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우리 집은 나의 학교인 셈이다. 나는 가족들로부터 음악을 좋아하고, 싸움에서 진 사람의 편을 들고, 절약하고, 가을 산책을 소중히 여기는 것을 배웠다...좋은 예를 보면서 배우기도 했지만 때로는 어떤 것을 하지 말아야 된다는 것도 배웠다. 지금 내 자신의 가정을 꾸려가는 과정에서 어린 시절에 배운 대로 하고 있는 것을 볼 때면 내 가슴 속에 나의 가족이 살아 있는 듯이 느껴진다. 이 점에서 내가 가정이라는 좋은 학교에서 성장했다는 것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

‘우리 집은 나의 학교이다.’

더 이상 가족의 의미를 설명할 필요가 없는 말이다. 그래서, 집이라는 학교가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터전을 잘 마련하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가족 간에도 크고 작은 갈등이 있을 수 있다. 특히, 형제간의 경쟁과 갈등은 어려서부터 시작된다. 캐슬린 갤빈 박사는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와의 경쟁으로 오히려 첫째 아이가 위협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캐슬린 갤빈과 버나드 브롬엘 박사는 <의사소통과 가족관계>에서 ‘부모와 아이가 다음 아이가 태어나기 몇 달 전부터 충분한 의사소통을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첫째 아이는 둘째 아이가 집에 온 2-3일부터 기세가 꺾일 수 있기 때문에, 이기적이고 공격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17로 OECD와 세계 전체에서 최저 수준이다. 저출산(低出産) 문제로 온 나라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나, 보다 중요한 것은 건전한 가정(학교)을 만드는 일에 중지를 모으는 일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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