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당선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기조는 대규모 사회간접시설(SOC) 개발을 통한 시장 활성화 대신 주거복지 확대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공공임대주택의 활성화를 통해 주거취약층 지원 확대도 뚜렷해질 가능성이 높다.

10일 정부와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발표 공약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가 가장 먼저 추진해야할 정책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달 9일 임기 내 매년 10조원씩 50조원을 투자해 '달동네' 등 총 500여개의 구도심과 노후 주거지를 살려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뉴타운·재개발 사업이 중단된 저층 노후 주거지를 살만한 주거지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매년 39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지만 기존 SOC 확충을 통한 경기진작책과는 다른 양상이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이에 대해 "기존 정비사업과 달리 도시재생은 소규모 지역을 점진적으로 개량하는 것"이라며 "주거환경 관점에서 보면 필수 사업"이라고 말했다.

주거취약층 지원을 강조한 공공임대주택 정책도 눈에 띈다. 문재인 당선인은 앞서 공공임대 13만가구 공공지원 민간주택 4만가구 등 17만가구 공적임대주택을 매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임대주택 확충을 통해 주거안정을 꾀하겠다는 공약이다. 이 경우 국토부의 핵심사업인 행복주택과 뉴스테이 정책도 유지되거나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문 당선자는 행복주택과 뉴스테이의 지속을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약을 정책으로 실현할 경우 매년 수조원의 예산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재원조달 방안이 함께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결국 부동산 리츠 등 구체적인 금융기법 도입 등이 유력하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시장을 옥죄는 대출 규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을 중심으로 앞으로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문 당선인은 LTV와 DTI를 완화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가 2014년 8월부터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LTV를 기존 50%에서 70%로, DTI는 50%에서 60%로 완화했다"며 "새 정부의 기조가 대출 규제 강화라면 이 완화책은 올 7월말 종료를 앞두고 사라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더불어 민주당이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정책과제로 지목하면서 새 정부에선 두 정책의 도입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월세 상한제가 추가 대책 없이 시행될 경우 민간임대주택 공급을 축소해 임대료를 상승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새 정부에선 아직까지 재건축 시장의 관심사인 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결국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보유세 확대는 당분간 유보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문 당선인은 대선에서 보유세 비중을 현행 국내총생산(GDP) 대비 0.7% 수준을 1%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했으나 이후 발표한 공약집에는 관련 내용이 빠졌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보유세 확대는 정치권의 합의와 시장여건이 무르익으면 언제든지 내밀 수 있는 카드"라며 "이는 보유세 확대는 폐기가 아닌 예비정책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