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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치인의 부인, ‘내조의 여왕’ 이야기
2017년 05월 02일 (화) 11:40:42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하루에 4만보 씩 걷는 이노우에 유코(井上裕子)씨
 
“봄기운에 정원 안의 매화가 피어나고(春風先發苑中梅)/ 앵두, 살구, 복숭아, 자두 꽃이 차례로 피도다(櫻杏桃李次第開).”
 
당나라 시인 백낙천(白樂天, 772-846)의 시 춘풍(春風)이다. 매화는 이렇게 모든 나무들이 추위에 떨고 있을 즈음 가장 먼저 꽃을 피운다. 그래서 매화를 ‘봄의 선구자’라고 한다. 백낙천은 꽃이 피는 순서를 고상하게 시로 읊은 것이다. 물론, 지금은 순서를 무시하고 한꺼번에 피어나지만.
 
오이타(大分) 현청 건물 앞에는 커다란 매화나무가 하나 있다. 몸집으로 봐서 꽤나 오랜 세월을 살아온 것임에 틀림없었다. 이름 하여 분고 우메(豊後梅). 분고(豊後)는 오이타가 속했던 옛날의 지명이다.

   
분고 우메

분고 우메(豊後梅)는 1966년 8월 16일 오이타현의 꽃과 나무로 선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분고 우메는 오이타가 발상지로서 도쿠가와 이에야스 막부의 초기인 1681년에 출판된 가단고모쿠(花壇網目: 식물사전)에도 등장한다.
 
우메(梅)를 좋아하는 여인
 
오이타 현 의회 의장실에서 대화하고 있을 때 이노우에 신지(井上伸史·70) 의장의 부인 이노우에 유코(井上裕子·66)씨가 합류했다.
 
“안녕하세요? 저보다 먼저 도착하셨네요..”
 
소박한 옷차림에 화장기 없는 얼굴은 언제나처럼 똑 같았다. 이노우에 부인도 남편이 의회 의장이 된 이후 처음 방문한 것이다.

   
의장실에서의 이노우에 부부

우리나라는 지금 장미 대선을 앞두고 표밭을 다지는 후보자 부인들의 행보가 다양하다. 남편을 돕는 내조자들이다. 이노우에 신지(井上伸史·70)씨가 오이타현의 5선 의원에 당선되고,  이번에 의회의장이 당선된 데에는 부인 이노우에 유코(井上裕子·66)씨의 내조가 컸다고 본다. 그녀의 허리에 찬 만보기가 날마다 4만보를 넘었단다. 필자가 ‘정치인의 아내로써 살아온 삶이 어떠냐?’고 물었다. 그녀는 밝게 웃으면서 말했다.

   
현청 현관에서 기념촬영

“정치인의 아내요? 쉬운 일은 아니지요. 하루에 4만보 이상을 걸으면서 유권자를 만나러 다녔습니다. 상가 집, 불우이웃 돕기 등 봉사활동도 많이 했어요. 그래도 즐겁고 보람이 있어요.”
 
생각만으로도 피곤한 일이다. 하지만, 그녀의 미소는 진실로 행복지수가 높아 보였다.
 
변함없는 한류팬

   
한류팬인 이노우에 부인

이노우에 유코(井上裕子)씨는 한류팬이다. 한국 드라마에 대해서 꿰뚫고 있다. 그녀는 요즈음 일본 NHK에서 방송하고 있는 ‘옥중화’에 빠져 있다고 했다.
 
“임금의 궁녀가 도망가다가 감옥에서 출산을 해서 그곳에서 자란 여자 아이의 운명을 그린 역사드라마더군요. 너무 재미있어요. 저는 드라마를 통해서 한국의 역사를 배우고 있습니다.”
 
가식 없는 솔직한 표현이다. 순간, 필자는 주간조선에 기고했던 글이 생각났다. 2013년 4월 15일자 주간조선(2252호)에 기고한 글을 발췌해서 실어본다. 지금 읽어도 재미있고 감동적이기에.


 겨울 연가에 흠뻑 빠져
 
‘겨울 연가’- 보고, 또 보고…. 눈물을 흘리면서 드라마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새롭다. 어느새 NHK 위성채널(BS2)에서 방송한 지 10년이 되었다니 참으로 세월이 빠르다. 내 나이 61세. 10년 전 막 50세에 들어선 가정주부였던 나에게 이 드라마는 커다란 충격이었다. 이유는, 일본에서 사라지다시피 한 남녀 간의 순정을 배경으로 한 장면 하나하나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렸기 때문이다.    

   
겨울연가의 한장면(사진: 네이버)

학교 담장을 넘어 낙엽을 태우는 모습,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날 가로등 아래서 연인을 기다리는 모습, 아슬아슬하게 빗나간 해후, 눈사람도 키스하고 연인도 키스하는 장면. 종국에는 눈이 멀어버린 준상이…. 어느 것 하나 심금을 울리지 않은 대목이 없었다. 이러한 마음은 드라마에서 멈추지 않았다. 드라마의 나라 한국을 찾기로 했던 것이다.   
 
‘겨울연가’가 방영된 지 2년 후인 2005년 가을, 드디어 나는 친구들과 셋이서 한국 여행을 했다. 나와 친구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인천공항에 내렸다. 한국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겨울연가를 몇 차례 보고 난 후의 한국은 더욱 정감이 가는 나라였다.   
 
인천공항에는 한국 친구 이상옥(당시 51세)씨가 차를 가지고 마중 나와 있었다. 그녀는 남편의 친구(필자)인데, 일본과 한국에서 자주 만나다 보니 어느새 가까운 친구가 됐다. 나의 한국말은 겨울연가에서 나오는 대사가 기본이 되기도 했다. 지금은 거의 잊어버렸지만, 그때는 준상이(배용준)와 유진이(최지우)가 주고받은 대사를 외울 수 있을 정도였다.    
 
이상옥씨는 차를 경춘가도로 몰았다. 나와 친구들은 모두 겨울연가의 주제가를 콧노래로 불렀다. 춘천에 가서 먼저 준상이 집을 찾았다. 자그마한 집에는 드라마 장면 장면을 연기할 수 있는 도구와 체험시설이 있었다. 나와 친구들은 준상이의 가발을 쓰고 “유진아! 보고 싶었다” 하면서 자지러졌다. 대학 때 피아노를 전공했던 나는 피아노 위에 놓여있던 겨울연가 주제곡을 연주해 관람객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춘천을 뒤로하고 다시 남이섬으로 향했다.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섬으로 건너가는 것도 경이로웠다. 섬에 오르자 노란 은행나무가 장관이었다. 바닥에는 황금빛 은행나무 이파리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카펫과 다름없는 폭신한 낙엽에 파묻혀 나는 다시 유진이가 되었다. 그토록 행복할 수가 없었다.    
다음날은 서울 남대문시장 방문이었다. 시장의 노점상에서 파는 티셔츠와 양말이 무척 쌌다. 나와 친구들은 욘사마(배용준)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 것만 골라서 샀다.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욘사마의 사진도 꽤나 많이 샀다. 일본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서다. 내가 아는 한 아줌마는 욘사마의 미소가 그리워서 겨울연가를 네 번이나 봤다고 했다.    
 
2008년 친구들과의 한국 재방문

   
무의도 '천국의계단' 셋트장 앞에서(좌: 이노우에 부인/ 우: 이상옥씨)

2008년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그때는 친구들이 불어 5명이나 됐다. 한국 방문 첫째 날은 일본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대조영’ ‘태조 왕건’ ‘세종대왕’ ‘일지매’ 등의 드라마 세트장을 답사했다. 둘째 날은 전통혼례 체험과 사물놀이 공연, 부석사 무량수전을 관람하고, 오후에는 안동 하회마을에서 하회별신굿 탈놀이 공연을 보고 한류스타 류시원 생가를 방문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 경주타워를 답사하고 신라밀레니엄파크에서 ‘화랑의 도’ 공연과 함께 전통공예 체험을 한 후 서울에 갔다. 서울에서는 인사동과 동대문시장을 갔다. 일본에 비해 의류나 가죽제품이 싸다는 것을 실감했다. 갈비와 냉면은 이제 익숙해졌다.    

   
태왕사신기(사진: 네이버)

덧붙여 욘사마가 나오는 ‘태왕사신기’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태왕사신기’가 재미는 있었으나 청룡(靑龍), 백호(白虎), 주작(朱雀), 현무(玄武) 등의 내용이 너무 어려웠다. 그래도 나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가 좋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상냥하고 배려심이 풍부하며 사람을 존중하는 커뮤니티 속에서 따끈따끈하게 살아온 것 같다. 한국 드라마 중에는 유교의 가르침이 짙게 드리워져 있고, 윗사람이나 부모형제에 대한 존경이 잘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10년은 한류로 인해 한국인과 일본인의 마음이 더 강하고, 더 깊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서로의 나라를 알게 되면 보다 사이좋은 교류가 될 것이다.
 
“괜찮아요. 눈이 보이지 않아도…. 가장 보고 싶은 것들은 다 알아볼 수 있어요. 그리운 것들에는 향기가 있어요.”
 
드라마 속 욘사마의 대사처럼 그리운 것에는 향기가 있다. 한국이 다시 그리워진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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