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있는 대형 건설사들이 고위 관료 출신 등 거물급 사외이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수년간 안정적으로 이사회에 참여해온 '베테랑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는 곳도 많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먼저 주주총회를 여는 곳은 현대건설이다. 17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현대건설은 신현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서치호 건국대 건축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한다.

신 교수와 서 교수 모두 2011년부터 현대건설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1차례 열린 이사회에 모두 출석했다. 업계에서는 두 사람이 각각 법률과 건축 전문가인데다 이사회 활동 중에 크게 모난 점이 없어 현대건설이 재선임하는 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대림산업은 조현진 국민대 특임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조 특임교수는 아리랑TV 보도팀장과 사장특보를 거쳐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과 교육문화수석실 선임행정관·2부속실장으로 일했다. 이충훈 법무법인 씨엠 대표변호사도 대림산업의 새 사외이사 후보다. 이 변호사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실과 회계감독국·법무실 등을 거친 뒤 법무법인 세종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교수나 행정경험이 풍부한 관료를 선임하는 것은 회사 경영 전반에 걸쳐 조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오롱글로벌은 방철환 방철환법률사무소 변호사와 최채봉 동서회계법인 파트너·노융기 KDB 유럽행장·남원준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남 초빙교수는 서울시 마곡사업추진단장과 상수도사업본부장·복지본부장을 지낸 관료출신이다.

삼성물산은 장달중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와 권재철 한국고용복지센터 이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장 명예교수는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위원과 외교부 정책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권 이사장은 청와대 노동비서관과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을 지냈다. 두 사람 모두 합병 이전 제일모직의 사외이사로 활동해왔다. 특히 장 명예교수는 대림산업의 사외이사로도 일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용덕 고려대 초빙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한다. 또 조달청장과 상호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을 지낸 최규연 자본시장연구원 고문을 신규 선임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변호사나 회계사 등 전문직군은 회사에 법률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문을 구할 수 있어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GS건설은 허창수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이번 주주총회에서 의결한다. 대림산업도 이해욱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한다. 오너 일가로서 책임경영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