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주공5단지

서울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초고층 재건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앞으로 쟁점은 '임대주택 공급'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잠실5단지 재건축조합은 서울시에 임대주택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서울시가 반대하고 있어서다.

16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잠실5단지 재건축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지난 9일 서울시는 조합이 신청한 '최고 50층' 높이의 재건축이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조합의 원안대로 통과는 어렵다면서도 재건축 계획이 광역중심 역할에 부합된다면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보류 판정을 받은 잠실5단지는 현재 30개동 3930가구를 최고 50층 6483가구로 재건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단지 전체가 서울시의 35층 높이 규제를 적용받는 3종 일반주거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조합은 50층 높이 11개동을 짓고 지하철 2호선 잠실역 인근 4개동의 경우 3종 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전환해 50층 높이의 주상복합건물로 짓겠다는 계획이다.

총 15개동을 50층으로 재건축하겠다는 게 조합의 구상이다. 이 가운데 준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돼 광역중심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하다는 게 서울시 입장이다. 김학진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광역중심의 경우) 50층 층수는 문제가 없다"며 "조합이 그곳에 우체국, 편의점 등을 넣겠다고 한 용도가 광역중심과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잠실역 인근 4개동의 경우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광역중심 거리 기준이 어디까지가 될 것이냐다. 업계 관계자는 "역에서 얼마까지가 광역중심인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이 부분을 서울시와 조합이 얼마나 조율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협상의 키는 '임대주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합은 기부채납(공공기여) 비율이 높아 굳이 임대주택을 넣지 않아도 용적률의 법적상한선인 299%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잠실5단지 재건축안의 기부채납 비율은 22%로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평균 기부채납 비율 15%보다 높은 수준이다. 기부채납 비율이 월등히 높은 만큼 임대주택 없이도 용적률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임대주택이 없으면 일반분양이 늘어나 재건축 사업성이 높아진다.

최근 임대주택을 포함하지 않고 재건축 계획이 통과된 곳은 서초 신동아아파트가 유일하다. 재건축시 기부채납을 하거나 임대주택을 지으면 용적률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통상 15% 수준의 기부채납 비율로 받을 수 있는 용적률은 25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대다수 재건축 아파트는 여기에 임대주택 계획을 포함해 용적률 상한선인 299%까지 적용받고 있다.

서울시는 임대주택을 포함시키는 게 의무사항은 아니나 주거안정을 위해 재건축 심사 시 주요 고려사항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별 단지의 계획을 심사하는데 있어 주거안정 등 공공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 현장심사와 보고서를 바탕으로 꼼꼼하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