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상한제 도입 등 주거복지를 논하는 야당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부의 주택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가계비용에서 가장 비중이 큰 주거비를 줄일 수 있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전월세 상한제는 전세와 월세의 인상률을 제한하는 제도다. 계약갱신청구권제는 세입자가 임대차계약 갱신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2011년 2월 민주당 전월세 대책특별위원회가 발의한 임대차 보호법 개정안에 따르면 전월세 인상률을 5% 이내로 하고 임대차 계약기간 갱신을 1회에 한해 최대 4년간 보장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전월세 상한제의 경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시도했지만 정부와 여당이 전셋값 상승과 전세 공급 감소를 이유로 반대해 왔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일 오전 경남 진주 혁신도시 LH공사 내 토지주택박물관에서 '혁신도시 클러스터 간담회'를 갖고 있다.2017.2.2/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 "전월세 상한제, 중산층 수요 뉴스테이와 상충 안돼"

하지만 탄핵정국 여파로 4월 조기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서민 주거복지와 관련된 전월세 상한제 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문제인 전 민주당 대표도 주거복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2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진주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신혼부부와 1인가구에 맞는 맟춤형 주택이 필요한 것 같다”며 “이를위한 공공임대주택을 반값으로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반값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그린벨트 등의 규제를 풀어 그곳에 임대주택을 건설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9일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정부의 부동산 경착륙 대책을 집중 추궁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대상으로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집값은 2.7% 하락한다"며 "물가는 오르는데 경제는 침체되고 부동산 가격마저 떨어진다면 많은 중산층과 서민들이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데 정부는 이에 대한 전망과 해결방안이 있냐"고 질문했다.

이는 주택공급 과잉이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각종 금융규제로 부동산 시장의 낙폭을 키우는 정부의 금융정책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국토부 안팎에선 우상호 대표가 강조한 전월세 상환제 도입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각에선 전월세 상한제가 도입되면 안정적인 임대료 유지를 골자로 한 국토부 대표정책인 뉴스테이에 혼선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린벨트 푼 반값 공공임대 확대, LH 정책 방향과 일치"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8년 이상 안정적인 임대료를 공급하고 이후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뉴스테이와 민간 임대주택을 대상으로 한 전월세 상한제는 크게 중복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특히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뉴스테이의 경우 제공 서비스의 품질을 국가가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주거복지의 질 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 "85%의 전월세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전월세 상한제와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뉴스테이는 수요층이 겹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여야를 떠나 반드시 도입돼야 할 정책"이라고 언급했다.

정부 관계자는 "그린벨트를 풀어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자는 방안은 당초 LH의 정책 방향과도 대체로 일치한다"며 "크게 상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토부의 경우 주거안정책을 줄곧 추진해왔고 이에 대한 장기 청사진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주거복지를 목표로 한 야당의 정책과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한 전문가는 "기재부와 금융당국의 경우 가계부채 줄이기에 집중하면서 사실상 부동산 시장 경착륙 가능성과 서민들의 자산인 집값 하락은 외면한 것이 사실"이라며 "야당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제기한다면 주택과 부동산 정책의 폭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