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전경. 이 건물은 555m 123층 높이로 현재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롯데물산 제공)

국내 최고층 건물이자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건물인 롯데월드타워가 오는 4월 개장한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는 123층·555m 높이의 마천루다. 롯데월드타워를 포함한 제2롯데월드 전체 단지는 5개동으로 연면적이 80만5872㎡에 달한다.

10일 서울시와 롯데물산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9일 제2롯데월드 전체 단지에 대해 사용승인을 내렸다. 롯데그룹은 내부 인테리어 공사 등 마무리 단계를 거쳐 4월 중 롯데월드타워를 개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987년 롯데물산이 사업지를 선정한 이후 30년 만에 500m를 넘는 초고층 마천루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초고급 레지던스·프라이빗 오피스…부동산시장 판도 지각변동

롯데월드타워는 프라임 오피스와 레지던스·호텔·프라이빗 오피스 등으로 구성된다. 저층부인 14~38층에 들어서는 프라임 오피스는 다국적 기업들의 아시아 본부 등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물산은 프라임 오피스가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층부인 108~114층에는 1개층을 모두 사용하는 프라이빗 오피스인 '프리미어 7'이 들어선다. 당초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114층을 집무실 겸 거처로 사용할 것으로 전해졌으나 불투명한 상황이다.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후견인을 지정한데다 신동빈·신동주 형제의 경영권 다툼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롯데월드타워의 그랜드 오픈은 서울 시내 오피스빌딩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오피스 전체 공급 연면적의 절반정도가 롯데월드타워의 몫이다. 롯데그룹 계열사가 일부 층만 사용할 예정이어서 다른 층에 임차인들이 얼마나 몰리는지가 관건이다. 경우에 따라 오피스 빌딩 입주 기업들의 연쇄이동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프라임급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이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말에는 지난해 말(8.9%) 대비 0.9%포인트 상승한 9.8%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42~71층에 들어서는 시그니엘 레지던스 역시 국내 고급 주거문화를 바꿀 수 있는 '태풍의 눈'으로 꼽힌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139~842㎡ 주택형 223가구로 구성된다. 상층부에 위치하는 펜트하우스는 70~71층을 사용하는 복층 구조로 지어졌다. 신동빈 롯데 회장도 시그니엘 레지던스 펜트하우스에 집무실 겸 거처를 둘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급 서비스도 제공된다. 상층부에 위치한 '6성급 호텔' 시그니엘 서울의 피트니스클럽과 골프연습장·사우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초고급 주택을 표방하는 만큼 분양가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3.3㎡당 7500만~8000만원의 평균 분양가가 책정됐고 펜트하우스의 경우 3.3㎡당 1억원 내외의 가격표가 매겨질 예정이다.

롯데월드타워 1~12층에는 '포디움'이 만들어진다. 금융센터와 메디컬센터·피트니스센터 등 주거 편의 시설들이 갖춰진다. 제2롯데월드에 있는 롯데마트와 롯데월드몰·롯데시네마 등 생활편의시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초고급 주택에 대한 국내외의 수요를 확인할 수 있는 가늠자"라며 "분양이 잘 된다면 서울 강남권 주거단지의 고급화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야경.  (롯데물산 제공) /뉴스1

◇서울의 새 랜드마크…전망대·롯데월드몰, 주변 상권과 공생

롯데월드타워는 제2롯데월드 내부뿐만 아니라 주변 상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업계에서는 롯데월드타워 오픈 이후 2021년까지 연평균 500만명의 해외관광객이 제2롯데월드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 무기는 오픈 시점 기준으로 세계 3위 높이(500m)의 전망대인 '서울 스카이(Seoul Sky)'다. 롯데월드타워 117~123층에 들어선다. 118층에는 유리로 된 스카이데크가 있다. 세계에게 제일 높은 스카이데크다. 맑은 날이면 서쪽으로 50㎞가량 떨어진 인천 앞바다와 송도신도시를 볼 수 있다. 남쪽으로는 아산만 당진 제철소도 보인다.

실제 해외의 경우 랜드마크 완공 이후 관광객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났다. 싱가포르는 2010년 4월 마리나베이샌즈가 개장한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19.6% 증가했다. 말레이시아 역시 페트로나스 트윈타워가 문을 연 1998년 전후로 외국인 관광객이 43%나 늘었다. 대만의 타이베이 101 역시 관광객 증가(전년 대비 22.4%)에 힘을 보탰다.

롯데월드타워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면 기존 롯데몰과의 시너지로 2조1000억원의 생산 유발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부가가치 유발효과도 1조원 수준이고 새로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2만1000개다. 롯데물산의 설명이다. 창출되는 경제효과를 모두 합치면 10조원에 달한다.

사람이 모이면 자연스레 경제도 활성화된다. 매년 400만명 이상의 해외관광객이 제2롯데월드를 방문할 경우 8000억원가량의 관광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체류하는 동안 소비지출을 하면서 잠실 일대 상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현철 롯데물산 사업총괄본부장은 "이곳을 찾는 국내외 모든관광객들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시스템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기억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