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대자연의 섭리(攝理)대로. 정(丁)에는 적(赤)의 의미가 있어 정유년(丁酉年)은 곧, ‘붉은 닭의 해’에 해당된다. 하지만, 닭들이 힘찬 목청으로 새 해를 열지 못하는 듯싶다. 연말연시를 달구며 온 나라를 흔들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 못지않게 닭들이 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로 인해 수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될까. 요즈음의 닭들처럼 비실비실해 보인다. 한국은행, KDI등 정부기관에서 예측하는 2017년 경제성장률이 2.7-2.8%에 그치고 있고, LG경제연구원에서는 2.2%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측을 하고 있다.

 서점가에 쏟아져 나온 책 중에서 <매경 아웃룩 2017 대예측>을 골랐다. 가장 믿음직스러워서다.

 매경이코노미 김소연 부장은 ‘2017년을 두렵게 만드는 것은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첫해라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 특히 “30-40대 주력 생산인구는 1% 이상 줄어들 것이다”면서 “이는 우리 경제의 생산과 소비 활력을 약화시킬 요인이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고 역설한다.

 이처럼 경제지표와 생산지표가 낮아진다면 부동산시장도 타격을 받을 것이다. 예상외의 호황을 치닫던 2016년에 비하면 2017년의 부동산시장은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는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2017년은 대선의 해인만큼 부동산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무슨 이유에서 일까. 대선후보들은 하나같이 서민주택의 공급 확충과 전월세 안정화를 공약으로 내세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란다. 더불어, ‘주택가격 상승의 도화선인 강남 재건축 시장은 침체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는 주장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 연구소장은 2017 주택시장의 핵심변수 중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짚었다.

 첫째, 실물 경기 전망이 밝지 않은 관계로 부동산 경기의 악재 요인이 산재해 있다.

 둘째, 정책적 요인이다. 가계부채 급증을 어제하기 위한 부동산대출 조건과 심사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 투기를 막기 위한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비롯해 분양권 전매조치 등 추가 규제도 나올 수 있다.

 셋째, 금리 변동이 부동산 시장의 최대 위험 요인이 될 것이다.

 하나 같이 전문가들은 2017년 부동산 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하지만, ‘2016년의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과 시장의 현실은 다를 수가 있다. 어두운 전망에 연연하지 말고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도록 중지(衆智)를 모아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부동산은 온 국민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극시인 실러(Schiller, 1759-1805)는 “인간은 위대한 목표와 함께 성장한다”고 했다. 새 해를 맞아 위대한 목표를 세워보자. 비록 그 목표가 기대만큼 달성되지 못할지라도 그곳에 내재한 역동성에 의미가 있을 것이다. 2017년 새로 떠오르는 희망찬 태양의 에너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