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들이 추석이후 회사채 발행에 시동을 건다. 주요 건설사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흥행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올해 3분기 1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2016년 시공능력평가 5위 건설사로 신용등급은 A+다.

대림산업의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1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2350억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회사 관계자는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정확한 조건과 발행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해 한차례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삼성물산(AA+등급)과 현대건설(AA-등급)도 추가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건설사는 앞서 각각 3000억원과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회사채 발행으로 9월7일 만기 회사채 1000억원을 차환했다. 이 회사는 10월 1100억원의 다른 회사채의 만기가 도래한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채 차환 등을 위해 회사채 발행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물산도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RFP를 발송하는 등 추가적인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 회사는 10월 25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회사채는 기업어음(CP)과 비교해 만기 기간이 길다. 회사 입장에서는 보다 안정적으로 자금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장기적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은 회사들은 회사채를 발행하기가 쉽지 않다. 건설업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도 투자를 막는 원인이다.

A급 건설사 중에서는 SK건설(500억원), 롯데건설(2900억원), 대우건설(2000억원), 현대산업개발(800억원) 등이 올해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회사채를 현금상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도 회사채의 만기가 이달 도래해 차환발행이 불가능하다.

현대산업개발은 회사채 발행에 무게를 싣고 있다. 주택사업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재무안정성이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이 회사의 회사채 만기는 11월이다. 대림산업 등 주요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 흥행 여부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대형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건설업계 회사채 시장 훈풍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회사채 발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룹사의 후광효과 때문"이라며 "해외건설 등 건설업에 대한 장기적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는 만큼 회사채 발행 조건 등이 다소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