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에서 열린 '2016년 대우건설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회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박창민 대우건설 신임 사장 내정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대우건설 박창민 호가 공식 출범했다. 박창민 신임 사장은 23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 선결을 앞두고 하루 전부터 출근해 업무 파악에 나섰다.

우여곡절 끝에 외부인사로는 처음으로 대우건설을 맡게 된 박 신임 사장은 낙하산 논란을 잠재우고 당면한 대우건설 주가 회복과 해외건설 경험 보완, 그리고 흐트러진 조직을 재정비하는 등의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창민 사장은 대우건설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으로부터 현대산업개발 재직 때 주가상승과 경영실적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대산업의 주가는 박사장의 취임 첫 해인 2011년 3분기말 종가기준으로 1만6800원이었으나 대표직에서 물러날 때는 3만원으로 재임기간 동안 두 배로 끌어올렸다. 경영실적에서도 취임한 해 매출액 4조179억원, 영업이익 4027억원, 당기순이익 2247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신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산은 입장에선 내년 10월 대우건설 지분 매각을 앞두고 주가를 1만원까지라도 회복해야 한다"면서 "신임 사장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대는 주가 회복과 회사 매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으로 6140원이다.

주가회복도 중요하지만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바로 조직 장악력이다. 첫 외부출신으로 '낙하산 인사'라는 꼬리표도 떼야 한다. 박 사장은 선임 과정 초반부터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6월 대우건설이 이례적으로 사장 후보를 사내외 인사로 넓혀 재공모에 나서면서부터 이미 산은이 차기 사장 내정자로 박 사장을 염두에 뒀다는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이다.

실제 임시 주주총회에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는 보이콧의 의미로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내부적으로 출근 저지 활동을 계속 해왔고 앞으로도 청원서 서명운동 등 내부적인 목소리를 모으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수주 경험 부족도 박 사장이 넘어야 할 산이다. 대우건설은 차기 사장 후보의 자격 요건으로 해외 수주 경험을 포함할 정도로 해외 사업에 큰 비중을 뒀다. 다만 박 사장은 취임 후 대우건설의 주택사업을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해외부문에 대해서는 실익을 분석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도 있다.

한편 대우건설은 올해 매출 11조1700억원, 해외수주 6조원을 포함해 신규수주 12조20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