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대출규제가 시행된 가운데 청약성적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정비사업 물량과 하남·고양 등 수도권 택지지구는 대내외적 불안요소에도 인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공급과잉 이슈가 있던 용인·평택과 지방 분양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정부의 중도금대출 규제로 대출 보증이 1인당 2건으로 제한되면서 투자수요자들의 움직임도 신중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7월 청약을 진행한 33개 단지(20일 기준) 가운데 13개 단지(39.3%)가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8곳은 2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고 12개 사업장은 미달됐다.

청약 성적은 지역에 따라 뚜렷하게 갈렸다. 수도권은 서울과 하남, 고양, 동탄, 다산신도시에서 공급된 8개 단지가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다.

흑석뉴타운 아크로 리버하임은 올해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287가구 모집에 2만5698명이 몰리며 평균 89.5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하남 미사 신안인스빌은 평균 77.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미사강변신도시 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동탄2신도시 제일풍경채 에듀파크는 동탄 남부권 분양물량 중 처음으로 1순위에 청약을 마감했다.

고양 향동 호반베르디움은 1순위 경쟁률 24대 1을 기록해 2003년 이후 고양시에서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가장 높았다.

다만 공급과잉 이슈가 남아있는 용인·평택의 청약성적은 부진했다. △용인신갈 신흥덕 롯데캐슬 레이시티 △수지 신봉 동도센트리움이 미달됐고, △용인 성복역 KCC스위첸은 2순위 마감에 머물렀다. 평택 비전３차 푸르지오도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지방은 세종과 김해에 청약 접수가 집중됐다. 지방 1순위 마감 사업장 5곳 중 4곳이 세종과 김해에서 나왔다.

세종 신동아 파밀리에4차는 세종시 역대 최고 경쟁률을 경신했다. 105가구 모집에 2만1180명이 몰려 평균 20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84㎡D는 기타지역 모집에서 209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이달 공급된 △고창 석정 파크빌 △전남 영광 동우 아스트로 △현대썬앤빌 동해파크힐 등은 단 한건의 청약접수도 이뤄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7월부터 시행된 중도금대출 규제가 이같은 청약 쏠림현상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1인당 중도금대출 보증 건수가 제한되면서 전매제한·청약제도 완화로 촉발됐던 '묻지마 청약'이 다소 주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악재와 호재가 상존하는 부동산시장 상황도 분양시장 양극화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우수한 분양시장에는 정부의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지역별 역대 최고 경쟁률을 경신했다. 하지만 상품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은 공급과잉·실물경기 침체 등의 영향을 한몸에 받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중도금대출 규제로 한번에 여러곳에 청약하는 것이 어느정도 제한되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청약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투자수요자들도 투자성이 확실한 곳에만 투자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어 분양시장 양극화는 앞으로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