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건설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정부가 국내 건설업계의 이란 진출을 위해 금융지원을 지속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란 진출에 필요한 금융투자를 독려하는 등 '펀딩 갭' 해소에도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 요구했던 결제시스템 구축 등은 다소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18일 이란순방 경제사절단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이란 진출 건설·유관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을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 이란 순방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한 건설·유관업계 대표들이 참석해 향후 사업과 관련한 업계 건의사항 등에 대해 논의했다.

국토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기재부 등 관계부처와 Korean Fleet(수출입은행·한국무역보험공사·산업은행·한국투자공사)이 참여하는 금융지원협의체를 운영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기존 수출금융기구(ECA) 등으로 커버되지 않는 '펀딩 갭'을 해소하기 위해 대해 금융투자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란 측은 전체 사업비의 85% 이상의 금융주선을 요구하고 있다. 통상적인 금융조달 방식으로는 55% 정도만 조달할 수 있어, 30%에 해당하는 추가 금융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국내 시중은행·연기금·다자개발은행(MDB)·일본 및 중국계 은행 등이 이란 진출에 투자할 수 있도록 독려할 예정이다. 양질의 사업에는 글로벌인프라펀드(GIF)·코리아해외인프라펀드(KOIF) 등을 통한 금융투자도 검토한다.

또 국내 기업의 진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이란의 민간투자 관련 법·제도를 BOO·BOT 등 공사발주 방식과 부합하도록 개선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공기업이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예비타당성 절차를 간소화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국내기업의 이란진출을 위해 필수적인 유로화 결제시스템 구축은 다소 시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화 결제시스템 도입을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양해가 선행돼야 하며 유럽은행들이 유로화 계좌를 설치해줘야 한다. 현재 정부는 유로화 결제시스템과 관련해 미국 정부에 공식질의를 한 상황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회신은 없었다.

강호인 장관은 "우리 기업들이 희망하고 있는 결제시스템 구축은 아직 유럽 은행이 이란과의 거래를 지연하고 있는 상황으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250억달러 금융 패키지의 적기 지원 등 금융 지원과 애로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내 건설사 등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은 이번 이란 순방 기간에 약 30여개의 프로젝트에 대한 가계약과 MOU 등을 체결했다. 또 양국 정부는 △교통 및 인프라 협력 MOU △수자원 MOU △공기업·연구기관 간 철도 및 건설기술 MOU 등 7건의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인프라 분야에서 포괄적인 협력체계를 갖추게 됐다.

국토부는 250억달러 규모 금융패키지의 적기 지원과 추가 금융조달 방안 마련하고 필요하면 고위급 수주지원단도 수시로 파견해 양국 정부 차원에서 걸림돌을 해소해 간다는 계획이다.

강 장관은 "이란진출을 위해 우리 정부에 바라는 사항, 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정책수립에 적극 활용하겠다"며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 협의해 나간다면 MOU 체결이 풍성한 결실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강호인 장관 등 국토부 관계자들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 건설업계 CEO, 최삼규 대한건설협회 회장, 백영선 해외건설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