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얼마 전 인사동 아라아트 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강찬모(67)화백의 전시회를 찾았다.

호수가 있고 숲이 있고 시냇물이 흐르고,
물레방아도 기운차게 돌고,
멀리 첩첩한 산을 지나 설산 너머로는 희망이 빛나고...

강화백이 추구하고 있는 설산이다. 멀리 첩첩한 산을 지난 설산너머에는 언제나 희망이 빛나고 있으리.

"젊은 시절 읽었던 <리그베타, Rig Veda>, <우파니샤드, Upanishads> 등 인도의 고전에 나오는 설산의 은자를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해발 5000미터 정도의 고지-짙푸른 하늘 빛 청색과 한낮의 태양빛을 받아 빛나는 설산의 자태! 침묵의 공포는 밀물처럼 따뜻한 사랑이었습니다."

강찬모 화백은  5000미터의 히말라야 설산에서 깨달음을 가졌다. 그는 히말라야의 풍광에 눈을 뜨고 사랑을 얻었으며 그리고, 그림을 그렸던 것이다.

빛이가득하니  사랑이 끝이 없어라 117×50cm

"히말라야를 9번 다녀왔습니다. 태양의 환호성과 달의 침묵, 별들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다녀온 것이 2년 전입니다. 갈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웁니다."

강화백의 나이가 67세이다. 그런데도 그는 2년 전 5430미터의 히말라야에 올라가서 '설산과 대화했다'고 한다.

설산 위에 떠 있는 태양이 하얀 색깔이었으나 언젠가부터 붉을 색으로 변했다. 그 이유는 변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2008년부터 조금씩 붉은색을 시도했습니다. 최근에는 하얀 색과 붉은 색을 반반 씩 그리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변화를 추구하고자 함입니다."

"과거와 달리 '밤을 새워 빨리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물 흐르듯이, 호흡을 하듯이 편하게 그리다보니 그림이 완성되더군요."

경지에 오른 것일까. '조급함을 버리자 완성도 높은 작품이 저절로 탄생하더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미술평론가 '제라드 슈리게라'는 강찬모 화백에 대해 "히말라야 산맥의 거의 종교적이고, 인상적인 뾰족한 산봉우리와 가파른 건축물 같은 산 정상들은 모두 자신의 에너지와 명상에 대한 능력을 중점적으로 이입시킨다"고 했다.

강찬모 화백은 히말라야 설산(雪山)에서 자신만의 영적 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내면적인 영혼(靈魂)의 세계를 향해서 산을 오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