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경기 광교신도시에 공급된 '광교 중흥S-클래스'의 입주자들은 최근 자신들의 중도금대출 금리가 주변 단지보다 0.9%가량 높게 책정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이들은 건설사에 강력히 항의하는 한편 수원시 등에 중재를 요청했다.

대출규제로 인한 주택수요자의 피해가 현실화됐다. 중도금 집단대출 금리가 당초보다 1%가까이 높아지면서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수백억원의 추가 비용을 감당하게 된 것이다.

건설사 신용도 등에 따라 5%대 '고금리' 집단대출을 진행하는 사업장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같은 피해는 앞으로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광교 중흥S-클래스'는 높은 대출금리를 두고 입주예정자와 건설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주변단지와 비교해 중도금 대출금리가 0.9%가량 높게 책정돼자 입주예정자들이 중도금 납입 거부 움직임을 보이는 등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입주예정자 협의회 관계자는 "분양 당시 중도금 대출 금리가 2.5% 안팎에 이를 것을 예상했으나 지난 15일 중흥 측으로부터 3.45% 금리를 통보받았다"며 "이는 같은 8월 공급된 '광교 자이 테라스' 2.41%와 비교해 0.95%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건설사 측은 분양시점 전후 대출안내문 조차 나눠주지 않았고, 9~10월 상가 및 오피스텔 분양에만 집중했다"며 "건설사의 늑장대응으로 빚어진 문제를 모두 수요자에게 부담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광교 중흥 S-클래스 사업장의 총 이자비용은 금리 2.5% 적용시 420억원 수준이지만, 금리 3.45%가 적용될 경우 580억원으로 늘어난다. 입주민의 이자부담은 총 160억원·가구당 630만~1710만원 가량 증가한다. 이들 단지의 중도금 1차 납입시기는 3월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피해가 이미 예고됐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금융권 대출리스크 관리를 명목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집단대출 심사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제때 중도금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하는 등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 금리인상·대출 중단 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사업장은 1월말 기준 총 30곳·3만3870가구에 달한다. 대출금 기준 약 5조2200억원 규모다.

취급 은행이나 대출 조건이 변경되면서 금리인상 등이 발생한 사례도 14개 사업장(1만8600여가구)에 이른다. 대부분 건설사들은 지방은행이나 제2금융권으로 대출받은 곳이 바뀌며 3% 중후반 이상으로 금리가 올랐다.

특히 신용도가 낮은 중소건설사나 분양성이 낮은 사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5%대 '고금리' 대출도 진행되고 있다. 한 제2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중소건설사는 물론 대형건설사나 시행사들도 집단대출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며 "통상 주택담보대출 대비 1~2%포인트 높은 금리에 거래되며, 수도권에서도 5%대 금리가 적용된 사업장이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택수요자들의 피해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도금 금리 인상분을 건설사에서 부담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나서는 사업장도 있지만, 수익성이 높지 못한 사업장의 경우 금리인상분이 수요자에게 전가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이자비용의 상당부분을 사업자가 떠안는다고 해도 한계는 있다. 집단대출 금리 상승분을 미리 금융비용으로 책정해 사업비 자체가 늘어날 경우 아파트 분양가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인상분을 누가 부담할지는 사업장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아파트 사업구조의 특성상 일정부분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집단대출을 제때 받지 못할 경우 건설사의 자금융통에도 차질이 생겨 공사지연 등 2차 피해로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