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 해도 '핫'했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냉랭하다. 새해 들어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다 거래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개포지구에서 일반분양에 들어가.

개포주공1~4단지·개포시영 등 총 5개 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개포지구는 향후 1만5000여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지구로 거듭나게 된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개포지구에서 일반분양에 나서는 단지는 총 3곳이다.

시작은 개포주공2단지다. 삼성물산은 다음달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레스티지'를 분양할 계획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23개동, 1957가구 규모다. 이 중 396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주택형별로 일반분양 물량을 살펴보면 △49㎡ 32가구 △59㎡ 70가구 △84㎡ 105가구 △99㎡ 103가구 △113㎡ 39가구 △126㎡ 47가구다.

다음 주자는 현대건설이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다. 현대건설의 첫 프리미엄 브랜드 단지다. 총 1320가구 규모로 재건축되는 이 단지는 오는 6월 분양시장에 선을 보인다.

나머지 단지는 내년 이후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총 2249가구로 재건축되는 개포시영아파트는 내년 상반기 중 분양이 예정돼있다. 개포주공4단지는 올해 안으로 이주가 끝날 것으로 보이며 개포주공1단지는 조합설립인가를 마치고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상황이다.

관건은 분양가다. 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분양에 들어가는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분양가와 성적에 따라 시장이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개포동 T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중소형과 중대형이 적절히 섞여있어 향후 개포지구의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장"이라고 말했다.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관리처분 당시 3.3㎡당 3600만원의 분양가가 매겨졌다. 부동산 경기가 풀리면서 가격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달 GS건설이 분양한 신반포자이의 성공도 영향을 미쳤다. 신반포자이는 3.3㎡당 4290만원의 가격표가 붙었다. 일반아파트 기준으로 역대 최고가였지만 1순위 청약 마감에 성공했다. 평균 경쟁률은 37.8대 1이었다. 계약에도 문제가 없었다. 불과 엿새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가격을 재조정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개포주공2단지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3.3㎡당 4000만원까지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조합원·시공사 등과의 협의를 통해 적정한 수준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K공인중개업소 대표는 "3.3㎡당 3700만~3800만원 선에 결정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고 귀띔했다.

주택형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M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강남권 역시 중소형 주택의 선호도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며 "한 가구당 15억원을 훌쩍 넘길 대형 수요를 어떻게 잡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반면 S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개포동 일대는 주거 쾌적성이 좋지만 대형 주택형이 드물었다"며 "이를 고려하면 대형 주택형 완판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