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송도 사옥 전경

실적 악화 등 포스코건설을 덮친 대·내외적인 악재가 낙하산 인사와 모기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문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동안 포스코건설 주요 요직을 모기업인 포스코가 내려 보낸 임직원이 꿰차다 보니 합리적인 경영전략을 수립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포스코가 안겨줬던 일감에 의존한 결과 신성장 동력사업 발굴, 영업 전문가 및 엔지니어 등 인재 육성 부문에서 눈에 띌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27일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직원수는 총 5374명이다. 정규직과 계약직 직원은 각각 3527명, 1847명을 차지했다.

전체 직원 중 계약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4.6%에 달한다. 이는 시공능력평가 상위 7대 건설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포스코건설을 제외한 6개 건설사의 계약직 비율은 △현대건설 11.9% △삼성물산 건설부문 19.55% △GS건설 13.6% △대우건설 7.75% △대림산업 20.4% △롯데건설 4.14% 등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포스코건설의 계약직 비율이 다른 업체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은 원가를 절감하고자 정규직보다 계약직을 선호한 결과로 해석한다.

공기업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 고용문화로 인력의 탄력적 운영이 가능하지만 자칫 수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은 제조업과 다르게 사람이 중요한 장사"라며 "프로젝트가 늘어나면 계약직 채용이 늘어나기도 하지만 인력 육성에 소홀할 경우 결국 회사 경쟁력 약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건설업체와 달리 포스코건설이 인재육성이나 경영혁신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배경에는 모기업인 포스코에 대한 의존도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포스코건설이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거둔 매출액 중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한 금액은 30∼40% 수준으로 추정된다. 2013년 포스코와 계약한 공사물량만 2조2902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2014년부터 포스코가 신규사업 추진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 포스코건설 실적도 덩달아 악화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포스코건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9% 하락한 2조82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누계 영업이익은 181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무려 29.2% 감소했다. 모기업이었던 포스코 지원이 줄어들면서 매출 및 영업이익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이 포스코로부터 받은 공사 물량(계약 기준) 역시 2014년에는 8261억원으로 급감했다.

그만큼 포스코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는 의미로 이같은 현상은 인사에서도 드러난다. 포스코건설 주요 임직원 자리는 전통적으로 포스코 출신이 꿰찼다.

건설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포스코 출신들이 주요 요직을 점령하면서 회사 경쟁력 강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현재 포스코건설을 이끌고 있는 황태현 사장 역시 1993년 포스코에 입사해 재무담당 상무 및 전무이사를 거친 뒤 포스코건설로 넘어왔다. 플랜트사업 본부장과 경영기획 본부장, 설비자재 구매실장 등 주요 요직도 포스코 출신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기업 입김에 눌리게 되면 결과적으로 혁신적인 경영전략을 펼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포스코건설 주요 임직원 임기가 올해 3월 끝나는데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포스코가 어떤 인사를 낼지 지켜볼 문제"라며 "사우디 국부펀드가 포스코건설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린 만큼 과거와 같은 낙하산 인사가 재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10월 포스코는 보유하고 있던 포스코건설 지분 1080만2850주를 사우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에 매각했다.

PIF는 포스코건설이 신주발행한 508만3694주까지 매입하면서 포스코건설의 2대 주주로 부상했다. 포스코건설 전체 주식 89.53%를 보유했던 포스코의 지분율은 60.11%로 떨어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