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은 2013년 호주 퀸즐랜드 851MW 밀머란 석탄화력발전소 지분을 인수하면서 해외 민자발전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글로벌 전주(錢主)중 하나인 이슬람개발은행(IsDB)을 잡기 위한 국내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국내 건설사들은 저유가 영향으로 침체에 빠져있는 중동에서 아시아 건설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슬람개발은행도 수익성 다변화 차원에서 신흥시장인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26일 해외건설협회와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그룹내 발전·에너지 디벨로퍼사업 담당인 대림에너지는 지난해 말 이슬람개발은행이 설립한 IDB Infrastructure Fund II와 두바이에 '대림 EMA'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대림에너지와 IDB Infrastructure Fund II는 합작 법인 설립후 지분율에 따라 최대 2억달러를 출자해 발전·에너지 분야의 투자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대림에너지가 합작 법인의 실질적인 운영 및 사업개발 활동을 수행할 예정이다.

대림은 이번 합작을 통해 해외 민자발전 사업의 투자재원을 마련하는 동시에 이슬람개발은행과 연계한 신규 프로젝트 발굴 및 파이낸싱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슬람개발은행 회원국가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글로벌 민자발전 분야에서 다양한 투자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합작법인 파트너인 IDB Infrastructure Fund II는 이슬람개발은행이 2014년 20억달러 규모로 설립한 펀드로 56개 회원국의 발전, 에너지, 통신, 교통, 상하수도, 자원 개발 등 인프라 관련 투자를 목적으로 조성됐다.

이슬람개발은행은 아시아개발은행과 유사하게 이슬람 국가의 경제개발 지원을 위해 1973년 설립된 국제금융기관이며 자원개발, 인프라, 플랜트 분야 투자 사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 대출 승인 누계액은 2014년 기준 1160억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연도별로 1974년 대출액 1600만달러로 시작해 2003년 45억달러, 2014년 109억달러로 성장했다.

이슬람 개발은행은 최근 전통적으로 투자를 많이 하던 발전이나 광산 부문을 축소하고 인프라 부문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중동지역에 집중하면서 아시아 지역의 투자대상을 발굴하고 있는 것.

국내 건설사들이 저유가 지속으로 중동건설시장이 위축되자 아시아 건설시장, 특히 투자개발형 사업에 영업력을 집중하는 것과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

대림그룹 외에 다른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빠른 것은 아니다. 현대건설은 투자개발형 발주형태 확대에 맞춰 글로벌마케팅본부에 투자개발사업부를 신설했지만 아직 이슬람개발은행과 접촉은 없었다. 

특히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이슬람개발은행간 협력은 국내 건설사들에게 희소식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2년 우즈베키스탄 하우작-샤디-칸딤 가스전 개발사업에 이슬람개발은행과 공동으로 금융 주선을 성사시켰고 이후 20억달러 규모의 협조융자 계약을 맺었다. 아직 공식적으로 시공사를 선정하지는 않았지만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가능성을 높여놨다는데 의미가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도 지난해 3월 이슬람개발은행 자회사인 이슬람수출신용투자 보험공사(ICIEC)와 41개국 해외사업 진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해건협 관계자는 "이슬람 금융 방식을 사용하는 이슬람개발은행도 민자방식의 인프라 투자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이 이슬람금융과 이슬람개발은행에 관심을 갖는다면 중동, 북아프리카, 아시아지역 PPP 사업 참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