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개발리츠 방식으로 개발된 GS건설의 '청라파크자이 더 테라스' 조감도. 지난 3월 청약 당시 1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민간자본을 유치해 공공주택을 건설사는 공통점이 있는 주택건설 리츠(부동산투자회사)와 민간참여형 공공주택건설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미분양아파트를 사주는 매입확약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LH의 매입확약이 있는 주택건설리츠는 속속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는 반면 매입확약이 없는 민간참여형 공공주택건설은 참여 사업자가 적어 재공모 절차를 밟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4일 LH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LH는 양주옥정지구 A18블록과 인천영종하늘도시 A39블록의 미매각 공동주택용지를 '주택개발리츠'로 개발하는 사업주관사에 LIG투자증권+대림산업 컨소시엄과 교보증권+신한금융투자+GS건설 컨소시엄을 각각 선정했다.

양주옥정 A18블록(부지면적 7만㎡)은 60~85㎡(이하 전용면적) 1160가구, 인천영종 A39블록(5만4000㎡)은 85㎡ 초과 1034가구의 공동주택을 짓게 된다. 사업비는 양주옥정 3000억원, 인천영종 3500억원이다.

앞서 LH는 영종하늘도시 연립용지를 개발하는 사업자로 GS건설을 선정하고 분양까지 마친바 있으며, 양주옥정지구에서도 대림산업을 통해 주택개발리츠를 시행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민간사업자 공모를 진행한 화성동탄2지구 A-5블록(분양주택사업)·A-6블록(임대주택사업) 패키지형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과 하남미사 A-27블록 민간참여형 공공주택건설사업은 제안서 제출기업이 각각 1곳에 그쳐 재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화성동탄2지구 A-5블록(분양주택사업)·A-6블록(임대주택사업) 패키지형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은 화성동탄2지구 A-5블록에 공공분양주택 913가구와 A-6블록에 영구·국민임대주택 947가구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사업비는 A-5블록 2967억원, A-6블록 629억원 등 총 3597억원에 달한다.

수익성이 높은 공공주택 건설과 수익구조가 열악한 장기임대주택을 섞어 민간사업자를 유치하는 것으로 30년 이상 장기 임대주택도 민간자본을 유치해 건설하는 첫 프로젝트였다. 유일하게 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대우건설로 계룡건설산업과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현동호 전 대우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이 대우조선해양건설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대우건설과 이번에 전격적으로 사업을 공동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남미사 A-27블록 민간참여형 공공주택건설사업은 부지 3만4152㎡에 공공분양아파트 652가구를 건설하는 것으로 대림산업만 유일하게 제안서를 접수함에 따라 재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당초 이 사업은 대림산업과 계룡건설산업이 각가 제안서 제출을 준비했지만 계룡건설산업이 화성동탄2지구 패키지형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에 참여하면서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천서창2 5블록과 안산신길 B-4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도 공모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재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LH 규정상 공모나 입찰에 1개 기업만 참여할 경우 재공모 및 재입찰을 밟아야 한다. 재공모 때는 1개 기업만 참여하더라도 사업자로 선정할 수 있다.

이처럼 재공모가 전무했던 주택건설리츠와 달리 민간참여형 공공주택건설사업의 재공모가 이어지는 것은 LH가 미분양아파트가 발생하면 매입해주는 매입확약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건설리츠와 민간참여형 공공주택건설사업은 똑같이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하지만 리츠는 LH가 미분양아파트가 발생하면 이를 매입해주는 반면 민간참여형은 사업자가 미분양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 사업의 안전성이 기업 참여를 활발하게 하는 요인이 되는 것.

LH 관계자는 "새롭게 민간참여형 공공주택건설사업에 참여하는 건설사의 경우 경험이 없는데다 매입확약과 같은 안정장치가 없다보니 신중하게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민간참여형 공공주택건설사업의 경우 참여의향을 보인 건설사들이 10곳이 넘어 재공모때는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민간참여형 공공주택건설은 기존 사업시행 경험이 있는 건설사 위주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LH의 매입확약이 없는데다 사업 구조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다보니 준비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택개발리츠는 주택건설사업 시행자가 해당 토지를 매입해 공동주택을 건설하고, LH는 매입확약 제공과 자산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구조다. 건설사는 사업물량, 금융사는 투자처를 각각 확보할 수 있고 LH는 미매각토지를 판매할 수 있는 민관공공 협업 방식의 사업모델이다.

민간참여형 공공주택건설은 LH와 민간사업자가 공동사업 협의체를 구성한 뒤 LH가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사업자는 주택을 건설·분양해 각 사의 투자지분에 따라 수익을 분배·정산하는 방식의 공공-민간 공동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