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비수기에도 경기 서부지역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경기도 미분양은 2013년 12월 2만4760가구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았지만 11월 1만4539가구로 1만가구 이상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시장 훈풍이 이어진 데다 전세난으로 일부 매매 전환이 이뤄지면서 미분양 소진을 가속화시킨 것이라 분석했다.

20일 국토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김포시 미분양 물량은 11월말 기준 677가구로 2013년 12월 3530가구와 비교해 2853가구 감소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이다. 이밖에도 경기 고양시 미분양 물량은 11월말 1821가구로 올해 들어 1970가구 감소했고 인천 지역 미분양도 11월 3713가구로 3554가구 감소했다.

이에 따라 미분양에 발이 묶였던 건설사들은 속속 완판을 이뤄내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5월 분양한 한강센트럴자이 미분양을 모두 판매했다. 한강센트럴자이는 김포시 장기동 일대에 위치하는 3481가구 규모 대단지로 분양당시 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0.5대 1이라는 저조한 청약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9·1대책 이후 분양시장에 활기 돌면서 소진 속도가 붙기 시작했고 지난해 9월과 10월에는 약 1500가구를 계약하기도 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서울 등 인근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서울과 경기도 거주민의 입주 문의가 많았다"며 "100㎡은 지난 8월에 조기 완판을 달성한 이후 현재 2000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되어 있고 한강신도시에 대한 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꾸준하게 분양권 전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삼송아이파크 1와 2차의 미분양 1000여가구를 지난해 10월과 5월 각각 완판했다. 고양시 삼송지구에 위치하는 삼송아이파크 1차 610가구는 2009년 12월에 분양을 시작했으나 부동산 침체기와 맞물리며 50% 가량 미분양이 발생했다. 삼송아이파크 2차 1066가구도 2013년 7월에 분양을 시작했으나 약 35%가 미분양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에 훈풍이 분 것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이라며 "일대 전세가 상승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라는 지난해 12월말 영종하늘도시 한라비발디 미분양에 대한 계약을 완료했다. 한라비발디는 인천 중구 중산동에 위치하는 1365가구 대단지로 지난해 미분양분 1000여가구를 재분양해 완판에 성공했다. 외국인 전용카지노와 복합리조트 개발 등 인천 경제자유구역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영종도 부동산가격에 반영된 결과다.

전문가들은 올해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경기가 개선되면서 수도권에서 저평가되있는 경기 서부권의 시장 상황이 변화한 것이라 분석했다. 특히 입주 5년차에 들어선 김포신도시는 생활인프라를 갖추기 시작하면서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팀장은 "미분양시장의 경기는 통상 분양시장의 경기에 따라 판가름나게 된다"며 "김포한강신도시의 경우 도시철도 완공이 가시권에 놓인 데다 광역버스 개통 등 인프라를 갖추면서 서울 접근성이 향상된 것이 큰 개선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경기 서부지역 미분양 물량이 소진됨에 따라 건설사들의 신규공급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다. 김포한강신도시에는 상반기 중 1631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반도건설은 김포시 마산동과 양촌읍에 김포한강신도시반도유보라3차(662 가구)와 4차(461 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며 모아주택산업은 양촌읍에 54~84㎡ 662가구 공급을 준비 중이다.

한강신도시와 근접한 김포시에도 분양이 이어진다. GS건설은 3월로 예정됐던 김포 한강센트럴자이 2차 598가구의 분양을 2월로 앞당겨 상승세를 이어간다. 대우건설은 김포 풍무동 284-8번지 일대에 김포풍무푸르지오 2차(가칭) 2468가구를 하반기 공급할 예정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경기 서부지역이 미분양에 시달렸던 것은 공급과잉 때문이었다"며 "아직 택지가 많이 남아 있는 만큼 공급이 몰리면 미분양이 재연될 수도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