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면 높아질수록 하늘에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라 평평한 지면에서 멀어진다. 리프트가 10층에 도착하고 콘크리트 바닥으로 인부들이 뿔뿔이 흩어진다."

일본의 유명 작가 '요시다 슈이치(吉田修一)'의 소설 <랜드 마크>의 한 대목이다. 사람들은 자꾸만 평평한 땅을 버리고 하늘로 올라가려 한다. 그래서 고층 빌딩들이 늘어나고 신도시들이 생겨난다. 작가는 '하늘이 있을 자리에 빌딩이 솟아 있고, 별이 빛날 자리에 사무실의 불빛들이 커져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치닫는다.

최근 들어 연일 사람들의 입에 오르는 마곡(麻谷)지구가 궁금해서 그곳으로 차를 몰았다. 전국적으로 강한 비가 내린다는 예보를 접했으나 마음먹었던 일이기에 강행했다. 요즈음은 비가 내릴 때마다 가슴속 깊은 곳까지 젖는 기분이다. '세월호' 참사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마곡(麻谷) 지구-'

사실 필자는 마곡(麻谷)이라는 이름에 그다지 친숙하지가 않았다. 인천공항이 생기기 전 하루가 멀다 하고 김포공항을 드나들었으나 마곡지구가 강서구에 있는 마을이었다는 것을 안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름만으로는 검객들이 일합(一合)을 겨루는 무협 소설의 산간 계곡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마곡(麻谷) 지구는 강서구 마곡동 308번지 일대에 있던 마을로서, 옛날이 삼(麻)을 많이 심었다는 이유로 생겨났다고 한다. 마곡(麻谷)은 그 만큼 드넓은 농촌이었다. 그러한 농촌 마을이 변해서 서울의 '랜드마크'로 거듭 태어나는 것이다.

너비 3,665,336㎡의 마곡지구는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등 미래지식산업 단지가 들어서는 관계로 대기업들이 앞을 다투어 입주한다고 한다. 또한 컨벤션 센터, 전시시설 등의 국제 업무단지도 들어설 것이며, 아파트·오피스텔의 수요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이 단지의 또 하나의 강점은 '보타닉 파크'다. 69만 9000㎡가 될 이 공원은 마곡지구 전체 부지 면적의 19%나 된다. 빌딩 숲인 서울에서 하나의 공원이라도 아쉬운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엄청난 혜택이다. 이 공원의 크기는 지금 사람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는 여의도 공원의 두 배나 된다.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아시아 최고 수준의 식물원을 갖춘 테마파크로 개발될 것이라고 한다. 필자가 수 년 전 싱가폴의 '보타닉 파크'를 거닐면서 부러움을 토로했기에 생생하게 그림이 그려졌다.

마곡지구는 전국의 모든 건설기업이 다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홍보용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였고, 모델 하우스도 즐비했다. 필자가 먼저 발길을 옮긴 곳은 유림의 트윈파크 홍보관이었다. 다른 분양 홍보관과는 다른 소박함이 마음을 끌었다.

"다른 기업들은 실제와 달리 견본 오피스텔의 평수를 늘리고, 고객상담실도 화려하게 꾸미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렇지 않고 실제 그대로를 보여드리고 홍보관 시설도 소박합니다. 진실이 저희의 모토이자 경쟁력이기 때문입니다."

유림종합건설(주)의 마곡지구 트윈파크 분양 1본부 2팀 김태욱(45) 부장의 말이다. 그의 얼굴에서 분양홍보관의 인테리어와 흡사한 진솔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위기상황의 돌파구는 진실성이다.'

필자가 평소 강조하고 있는 말이다. 진실만큼 정확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은 편리하게, 내일은 찬란하게!"

유림의 홍보관 앞에 걸려있는 플래카드가 바람 따라 힘차게 나부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