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수주에 따른 해외공사 현장의 손실과 국내 주택사업 부실 등 이중고를 겪은 건설업체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5% 넘게 급감할 것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부실한 공사 현장의 손실액을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고 양질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보수적 경영을 통해 내실을 다지고 있는 만큼 올해 실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3일 증권정보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증권시장에 상장된 8개 주요 건설업체(대림산업·대우건설·두산건설·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GS건설)의 예상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추정치)는 평균 464억원으로 2012년(3287억원)보다 85.9%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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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와이즈에프엔, 금융감독원 |
주요 건설업체의 지난해 매출액은 10조9138억원으로 전년도보다 4.5%,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130억원으로 같은 기간 106.5%나 급감했다. 외화내빈이란 지적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건설기업의 지난해 실적은 4분기 성적표가 나오는 이달말부터 내년초에 확정된다. 현재로선 증권시장의 컨센서스는 다소 비관적이다.
지난해 3분기에만 7000억원을 웃도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삼성엔지니어링은 4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엔지니어링 4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가 컨센서스는 429억원 수준. 4분기 흑자로 돌아서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의 연간 영업적자는 9486억원으로 1조원대 손실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불과 1년전인 2012년 영업이익 7323억원을 거둔 것과 견주면 격세지감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컨센서스는 다소 후한 점수로 최근 들어선 증권가의 수정 전망치는 다소 내려가는 추세여서 실제 실적과는 다소 괴리가 있을 수 있다. KTB투자증권은 삼성엔지니어링의 4분기 영업 흑자폭을 121억원으로, 삼성증권은 280억원 수준으로 판단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함께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반영했던 GS건설은 4분기 75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손실폭을 꾸준히 줄여갈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한해 영업적자 규모는 8719억원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GS건설이 연간 적자폭을 1조원 이내로 막고 영업적자 규모도 지난해 1분기 5000억원대에서 2분기 1500억원대, 3분기 1000억원대로 연속해서 줄여가고 있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에 주택관련 비용을 약 400억원 반영하고 영업적자가 지속되거나 손실을 보고 있는 사업장의 매출 비중이 줄어들면서 분기별 영업적자 규모를 축소해 나가고 있다"며 "다만 올해 신규수주액이 9조2000억원으로 계획했던 12조원을 미달하면서 실적 반등시점은 다소 지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3분기 19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현대산업개발은 4분기에 -694억원을 기록하며 손실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됐다. 공사 과정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인수한 대구월배2 아파트 사업장 손실액과 인천 지하철 공사 과징금(140억원), 김해경전철 감액손실 등을 반영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했다.
그룹으로부터 유동성 지원과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부문을 받았던 두산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 835억원을 거두며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2012년에는 4491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두산건설은 "최근 상환전환우선주(RCPS) 4000억원을 발행하고 두산중공업으로부터 양수받은 HRSG사업의 매출액을 본격적으로 반영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473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됐다. 전년도(4861억원)보다는 다소 줄어든 규모다. 김열매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주택사업의 대손비용 800억원과 계열사인 삼호의 감자(자본금 감소)와 관련된 손실 200억원 가량을 반영해 4분기 실적이 기대를 못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사업장 손실로 올해와 내년 이익폭이 줄어들겠지만 중동 화공플랜트 발주 증가가 예상돼 올해 실적인 5조6000억원 이상 해외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물산은 4분기 160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연간 4637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12년(4903억원)과 엇비슷한 수준이지만, 수익성이 높은 삼성전자 17라인 프로젝트의 추가 수주 지연과 호주 로이힐의 본공사 착공 지연 등으로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대우건설에 대한 실적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시장 컨센서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3777억원으로 전년(3457억원)대비 확대될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KTB투자증권은 대우건설이 미분양 주택과 미착공 PF 현장의 손실 비용 등을 선반영하면서 4분기에 1974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업계에서 꾸준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현대건설은 4분기 영업이익 2223억원, 연간 8093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2012년 영업이익(7604억원)을 웃도는 호실적이며 8000억원대 이익을 웃도는 의미 있는 성적표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 적자를 보는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비용을 반영할 예정이지만 양질의 공사 현장의 매출 반영 비중이 확대돼 비용부담을 상쇄할 것"이라며 "올해 중남미와 북아프리카 등 다변화된 수주를 통해 양적, 질적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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