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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년(甲午年) 새 해를 맞으며

2014년 01월 02일 (목) 09:55:52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2014년 새 해가 밝았다. 날마다 뜨는 태양(太陽)이지만, 새 해 첫날의 태양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여느 때와 다르다. 강원도 동해안에는 새 해 첫날의 태양을 맞이하기 위해서 100만 명의 인파가 북적됐다고 한다. 이 또한 부지런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세월이 좋아서일까. 필자는 해돋이를 안방에서 볼 수 있었다. 지인들이 카카오 톡이나 문자 메시지로 일출 장면을 시시각각 중계했기 때문이다. 동해안에서, 서해안에서, 가까운 행주산성에서...... 하나같이 눈부시고 찬란한 새 해 첫 일출(日出)이었다.

특히 올해는 행운을 몰고 오는 청마(靑馬)의 해로써 젊은 기운이 왕성하게 넘쳐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사람들을 들뜨게 했다.

"하늘의 신성한 사자(使者)로서, 새로운 인물의 탄생을 예언하는 영물(靈物)로서, 평화를 지키는 군마(軍馬)로서......말이 힘세고 기민(機敏)하고 빠른 속도로 달리지 않았더라면 우수한 말을 가진 기마민족(騎馬民族)의 빼어난 인류문명은 발달하지 못했을 것이다."

민속 문화 전문가 이종철 선생은 저서 <인간의 달력, 신의 축제>에서 말(馬)에 대해서 이렇게 기술했다. 그렇다. 말은 인류문명의 발달에 지대한 기여를 한 참으로 유익한 동물이다.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오 자히르, O Zahir>에 이에 대한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말(馬)에 의해 인류문명이 성공한 경이로운 사례다. '초현대식 고속열차가 달리는 선로 사이의 거리가 말에 의해서 결정됐다'는 것이다.

"나란히 나아가는 두 개의 운명.....나란히 달리는 두 개의 선로, 두 선로 사이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요?"

"두 선로 사이의 거리는 143.5센티미터 혹은, 4피트 8과 2분의 1인치입니다."

"왜 이렇게 불합리한 수치일까요?"

"최초의 도로 건설자였던 로마인들이 그렇게 정했습니다. 전차 때문입니다. 전차는 말 두 마리가 끕니다. 같은 품종의 말을 나란히 매어두면 말들의 폭이 143.5센티미터를 차지했던 것입니다."

그 후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철도 건설을 할 때 그 수치를 그대로 적용했다고 한다. 말에 의해서 정해진 전차의 폭이 수정없이 철도 건설에 적용됐던 것이다. 그러한 말(馬)이다.

하지만, '청마의 해'라고 해서 행운이 저절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행운이 찾아온다. 새 해를 맞은 우리는 풀어 놓은 말처럼 백 갑절이나 많은 일거리를 자기에게 끌어오는 데에 몰두하자는 것이다.

몽테뉴(Montaigne, 1533-1592)는 <수상록>에서 "한가함은 항상 정신을 산란하게 한다"면서 "거꾸로 근면함은 풀어놓은 말(馬)같이 남이 하는 것보다도 오히려 백 갑절이나 더 많은 일거리를 자기에게 끌어오는 것이다"고 했다.

"가시는 돋칠 때 찌르지 않으면 다시는 찌르는 일이 없다"는 말이 있다. 철도의 선로처럼 두 개의 운명으로 갈리지 말고 힘을 하나로 모으자. 기회는 수시로 몰려오는 구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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