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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雪國列車)

2013년 08월 12일 (월) 10:00:33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눈(雪)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얗게 되었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196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와바다 야스나리(川端康成, 1899-1972)'의 소설 설국(雪國)은 이렇게 시작된다. 무더운 여름철이면 생각나는 눈의 고장 설국(雪國)이다. 그런데, 요즈음 소설이 아닌 영화 설국열차(雪國列車)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

<지구 온난화를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79개국 정상이 한데 모여 'CW-7'이란 냉각제를 살포하기로 결정한다. 온도가 조금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구는 온통 눈과 얼음으로 뒤덮이고, 살아남은 자들의 유일한 공간인 설국열차에서 치열한 투쟁이 시작된다.>

<설국열차>는 개봉 4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하더니 며칠사이에 300만이 불어 600만이 넘었다고 한다.

'무엇 때문에 이 영화에 그토록 열광할까?'

가끔씩 의자도 흔들리고, 으스스 찬바람도 불어오고, 도끼 들고 복면 쓴 사람들과 꼬리칸 사람들과 싸움도 벌어지고......이 영화는 프랑스 만화 <설국열차>를 소재로 한 디스토피아적인 SF물이다. 못가진자의 처절함과 가진 자의 오만함....미래 세계의 노아의 방주라고 할 수 있는 영화에는 인간의 삶이 오롯이 담겨 있다.

"뜨거운 지구가 동토의 설국으로 변해버렸다. 빙하시대의 재앙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1년에 지구를 한 바퀴씩 도는 멈추지 않는 열차에 올라타라."

"우리는 엔진의 노예가 아니다."

주인공 커티스(크리스 에반스 분)는 윌포드(에드 헤리스 분)를 증오하면서 18년간을 살았다. 그래서 그는 복수를 위해 앞 칸으로 전진한다. 열차 칸은 각각 용도에 맞는 삶을 살아간다. 기차 그 자체가 세상이고 삶이다. 자연도 있고, 학교도 있고, 스시(壽司)도 있고, 마약과 사우나, 디스코텍... 없는 것이 없다.

맨 앞 칸 엔진 실에서 기차를 운전하는 윌포드가 꿈꾸는 세계는 지상 낙원이다. 문제는 거기에 있다. 세상은 한 사람의 생각만으로 이루어 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결국 자연으로 돌아가려 한다. 밖을 향한 문이 폭파된 후 기차는 눈 속으로 파묻히고 사람들은 다 죽는다. 여자아이와 흑인 소년만이 살아남는다. 두 아이가 발목까지 빠지는 눈길을 걷는데 저 언덕 위에서 하얀 곰 한 마리가 나타난다. 다시 빙하가 녹아내리고 새로운 생명체가 탄생한 것이다.
인류는 문명의 시작부터 에너지를 필요로 했다. 때문에 인류는 손쉽게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화석연료를 분별없이 소비했고, 그 결과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전기사용량이 급증하자 정부가 국민들에게 절전을 호소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1일 한국전력 본사 종합상황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 발전기 한 대만 고장 나도 순환단전을 해야 하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했다.
영화 <설국열차>와 반대로 지구는 서서히 녹아가고 있다. 전력도 비상이다. 우리 모두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위해 온난화를 막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후손들이 설국열차의 좁은 공간에 편승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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