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벚꽃 잔치를 벌였던 여의도가 다시 조용해졌다. 그래도 꽃의 향연에 흠뻑 젖었던 순간들이 새록새록 잔영(殘影)으로 남는다.

시작의 소중함이런가. 도로변 은행나무들과 한강변 초목들이 새싹을 움틔우는 모습도 소중한 시작이다. 아동문학가 김종순의 시(詩)처럼 새싹들이 '한 알 진주'로 돋아나고 있다.

"새순은/ 아무데나/ 고개 내밀지 않는다/ 햇살이 데운 자리/ 이슬이 닦은 자리/ 세상에서
가장/ 맑고 따뜻한 자리만 골라/ 한 알 진주로 돋아난다(새싹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모습들인가. 그래서, 필자는 4계절 중 바로 지금의 봄을 좋아한다. 차라리 '계절이 변하지 말고 이대로 멈춰버렸으면...' 하는 욕심을 부려본다. 때 묻지 않은 연두색 새싹들이 파릇파릇 너무나 상큼하기 때문이다.

본지가 올 4월로 창간 15주년을 맞았다. 사람으로 치면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기웃거릴 나이다. 옛날에 15세를 성인의 반열에 올렸던 기록이 있으나, 아직은 사춘기의 나이다.

이토록 어린 나이에 본지는 지난 15년 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1997년 IMF가 발발한 다음 해에 용감(?)하게 창간을 했기에 더욱 그러했다. 어려움을 헤치다보니 나이에 비해 더 일찍 성숙한 측면도 있었다.

과거는 차치하고 '최근 5년간 문을 닫은 건설업체가 1,300여개나 된다'고 한다. 경영자는 물론 졸지에 일자리를 잃은 건설인과 노동자들의 아픔이 이만저만 아닐 듯싶다. 덩달아 건설·부동산관련 전문지들도 문을 닫은 곳이 많다. 전문지들도 건설경기와 운명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본지가 어두운 터널을 잘 통과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모두가 독자들의 덕택이다. 지난 15년 동안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준 독자여러분께 지면을 통해 심심한 사의(謝意)를 표한다.

4·1부동산 대책에 의해 부동산시장이 새싹을 틔우려고 꿈틀거리는 것은 희망적이다. 하지만, 짙푸른 숲을 기대하기는 아직 일러 보인다.

세계화 · 정보화 · 고도화 시대인 오늘의 현실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예측을 불허하는 급격한 환경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 이와 같은 시대상황의 변화에 따라 본지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는 전략적 · 창의적인 역할 즉, '상황적 역할자(contingency performer)'가 되려고 한다.

아울러 지난 15년간의 보도가 국내 정보 전달에 머물러 있었음을 크게 반성하면서, 해외의 부동산시장과 해외 건설 정보 확대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미 세계는 단일 시장이 된지 오래다. 지구촌의 모든 정보가 시시각각 안방으로 파고들고 있다. 이제는 해외의 부동산과 건설 정보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 단순히 해외의 부동산 투자를 위한 정보 전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부동산 경기가 세계적 흐름과 맥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