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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시계(時計)

2013년 02월 04일 (월) 10:25:20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나이 탓일까? 시간의 흐름이 급행열차처럼 빠르다. 2013년이 열린지가 엊그제 같은데, 1월이 훌쩍 지나가버리고 2월이 폭설을 몰고 다가왔다. 빠른 시간의 흐름을 타고 '고독과 가난의 노령 인생들'이 양산되고 있어 걱정이다.

"일본의 급격한 산업화·도시화·핵가족화로 노인의 생활은 고독과 가난이라는 위협을 받고 있다.....아무런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것은 '정년퇴임되었다'는 것보다 견디기 어렵다. 왜냐하면, 자신이 폐품처럼 사회로부터 내던져 졌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일본 '가미야 미에코(神谷美惠子)'의 저서 <내 인생은 지금 몇 시에 서 있는가>의 한 대목이다. 이것은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이미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어 이와 같은 현상이 일본과 동일하게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가미야 미에코(神谷美惠子)'가 제시한 '인생은 마음의 여행이다'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본다.

"인생이란 결국 그 삶을 살아가는 이의 마음의 여행이다."

마음은 자기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이기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혜민' 스님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에서 "우리의 마음은 거대한 세상의 영향 아래에서 좌지우지되는 수동적이고 연약한 존재가 아니다"면서 "마음의 렌즈를 '세상의 어느 방향으로 향할까?' 하는 선택만큼은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다"고 역설했다.

그렇다. 우리네 인생- 시간의 흐름을 거부할 수 없으나, 노력을 하면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자신의 마음으로 다스릴 수는 있을 것이다.

필자는 얼마 전 일본에서 나이를 거부하고, 마음으로 인생을 여행하는 할머니 안내원을 만났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일본 규슈의 후쿠오카(福岡) 박물관과 천만궁(天滿宮)에 대한 '역사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77세의 '야마모토 치에코(山本千惠子)' 할머니다. 환갑의 나이 에 한국어를 배워서 한국 사람들을 상대로 역사와 문화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기에 더욱 빛나 보였다. 그 할머니가 이러한 일을 하게 된 동기는 '미뤘던 숙제' 때문이라고 했다.

"어렸을 때의 기억은 새까맣게 지워졌습니다. 단지, 제가 살던 곳이 함경도 청진의 '나남(羅南)'이라는 것과 저희 집이 나남역(羅南驛) 앞이었다는 것뿐입니다. 1945년 일본 패전 후 9살 때 일본으로 돌아왔습니다. '미뤘던 숙제'는 한국말을 공부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말 공부를 예순 살부터 시작했습니다."

'야마모토 치에코(山本千惠子)' 할머니가 일제 강점기 시절 함경도 청진 부근의 '나남(羅南)'에서 살던 기억을 되살리며 한 말이다. 그러면서, 야마모토(山本) 할머니는 '요즈음 하는 일, 마음의 여행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했다.

은퇴해서 시간 죽이기에 빠져드는 사람들에 비하면, '야마모토 치에코(山本千惠子)' 할머니의 '마음의 여행'이 참으로 교훈적이다. 미뤘던 숙제도, 한국어 역사 해설가도, 자신의 마음에 의한 노력이기에 더욱 가치가 있어 보인다. 이러한 노력이 있다면 인생의 시계(時計)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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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정
(119.XXX.XXX.129)

2013-02-07 18: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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