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타지 않고 떠나는 해외 여행- 만국 박람회의 꽃! 국제관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여수 엑스포장에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는 홍보 문구이다. 실제로 100여 개국의 전시관과 부속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기념품이나 독특한 음식은 박람회의 또 다른 재미임에 틀림없다.

기념품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인기 있는 레스토랑은 전시관의 줄보다도 더 길게 늘어서 있다. 터키관, 독일관, 벨기에관, 우루과이관, 스페인관 등이 대표적으로 줄을 많이 서는 곳이다.

엑스포는 국제적인 규모와 시스템으로 개최되는 만국 박람회다. 인류 상호간의 이해와 복지, 그리고 비전을 제시하는 만남으로써 경제 · 문화 올림픽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5월 12일 개막된 여수 엑스포는 8월 12일 문을 닫는다. 시작 전부터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으나, 그런대로 많은 성공적 요소를 안고서 종착역을 향해 길을 달리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는 미흡하나 이미 500만 명이 넘었다고 하니 실패작은 아닌 듯싶다. 여수 엑스포는 우리에게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라는 주제를 통해 바다의 중요성을 일깨우게 했다.

이러한 엑스포의 테마 중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다름 아닌 문화 공연이다. 엑스포 기간 중 8000여회의 문화 행사가 진행된다고 하니, 이 또한 무형의 가치 창출이다.

이와 같은 무형의 가치 창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나라가 바로 터키다. 엑스포 장 곳곳에 걸려있는 '세계 3대 요리 케밥'이라는 현수막이 사람들의 눈길을 잡는다. 또한, 익살스러운 터키 아이스크림도 빼놓을 수 없는 문화요소이다.

"주말에는 약 1000개의 아이스크림이 팔립니다."

터키관 앞 포장마차에서 활기 넘치는 제스처로 어린이들로부터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터키인의 말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3000원짜리 아이스크림이 1000개라?' 머릿속으로 셈(?)을 해보지만, 그보다 더 빠른 셈은 터키 문화의 홍보다. 아이스크림 속에도 의미 있는 문화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는 엑스포 기간 동안 많은 돈을 들여 자국 홍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8일과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의 공연에 이어 6월 21일 여수 엑스포 홀에서 열린 터키 무용단 '아나톨리아의 불'과, 7월 8일 다목적 홀에서 펼쳐진 패션디자이너 '시마이 뷸뷸(Simay Bulbul)'의 패션쇼가 대표적 성공 사례다. 터키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댄스 스마트(Dance smart in Turkish)'팀을 한국에 불러 전국 순회 문화 투어를 했다. 이 투어단은 7월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첫 선을 보인 후 강릉 경포대(24일), 평창 돌펜시아(25일)를 거쳐 광주 신세계 백화점(26일)에서 시민들 속으로 들어갔다. 이어서, 여수엑스포 터키관(27일) 앞에서 두 차례 공연을 갖고, 28일과 29일 부산 해운대에서 수 많은 피서객들과 함께 어울렸다.

"한국에 난타가 있다면, 터키에는 '워터 드럼스(Water Drums)'가 있습니다."

29일 오후 3시. 여수 엑스포 홀에서는 물과 빛과 북의 웅장한 쇼가 3000여 명의 관중을 일시에 긴장시켰다. 터키에서 유일무이한 '워터 드럼스'의 공연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들이 북을 두드리자 색상을 달리하며 피어오르는 물보라는 웅장한 시각적 향연을 창조해 냈으며, 특수 조명과 음향 효과를 이용한 열정적 동작들은 관중들의 혼을 빼앗았다.

'비행기를 타지 않고 떠나는 해외여행-' 말 그대로 '박람회의 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