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은 용(龍)의 해이자 새로운 천년, 새로운 백년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했었다. 그로부터 12년만에 우리는 또 한 번 '용(龍)의 해'를 맞았다. '용의 해'는 무진(戊辰), 경진(庚辰), 임진(壬辰), 병진(丙辰)의 순서로 순환하는데, 특히, 2012년은 60년 만에 찾아온 '흑룡의 해'라는 측면에서 새해에 대한 바람과 기대가 다른 해(年)와 다르게 평가되고 있다.

 민속 문화재 전문가인 이종철(李鐘哲) 선생은 <인간의 달력, 신의 축제>라는 책에서 '용은 상서로운 동물이자 영력(靈力)을 가진 상상의 동물'이라고 했다.

 "용은 사슴, 토끼, 소, 뱀, 조개, 잉어, 매, 호랑이의 장점만을 조합한 최고의 신화적 병기이다. 하늘 · 바다 · 땅의 통치 질서를 가진 전지자로서 왕권 · 농사 · 풍수 · 호국신 · 벽사신이며, 기린 · 봉황 · 거북과 함께 상서로운 동물이다."

 "열두 띠 동물 중 유일하게 실제 하지 않는 상상의 동물로서, 물속에 살며 하늘에 오르거나 폭포 속에 내려오기도 하며,  비 · 구름 · 바람 · 번개를 일으키는 초자연의 영력(靈力)을 가졌다."

 그렇다면, 상상의 동물인 용은 어디에서부터 유래되었을까? 중국 · 인도 · 이집트 등 고대 문명 발상지에서 용의 그림이 발견되고 있다는 점에서, 인류 역사의 탄생과 함께 그려진 '상상의 동물'이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일찍이 고대 중국의 신화에서도 용(龍)은 다음과 같이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됐다고 한다. 첫 번째가 신(神)들이 사는 하늘을 지키는 천룡(天龍)이고, 두 번째가 지하의 광물자원을 관장하는 복장룡(伏藏龍)이며, 세 번째가 수로(水路)를 관리하는 지룡(地龍), 네 번째가 비와 바람을 다스리는 신룡(神龍)이다.

 이러한 신화를 바탕으로 민간인들은 신앙적 차원에서 지룡(地龍)과 신룡(神龍)을 받들었는데, 이 지룡(地龍)과 신룡(神龍)은 용왕으로 변해 사해(四海)를 누비면서 '비를 내리게 하고 어부들을 보호한다'고 믿어왔다.

 또한, 전설적인 용(龍)의 형상은 '제국의 힘'을 상징하는 황실의 문장으로 사용됐다. 이와 같은 용에 대한 전설과 풍습은 고대에 중국으로 부터 한국 · 일본으로 전해졌던 것이다.

 이처럼 '용의 해'인 2012년에 대한 서민들의 기대가 생각 이상으로 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 해는 국회의원 총선거(4월)와 대통령 선거(12월)가 펼쳐지는 관계로 '선거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서민들은 정치보다는 건설과 부동산 시장에서 상서로운 기운이 넘쳐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예측은 연초부터 서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세계시장의 금융 불안정이 계속됨과 더불어 국내 부동산시장이 약세를 탈피하지 못 할 것이며, 전세시장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12년 주택 매매가격은 수도권의 경우 1%, 지방은 7% 의 상승을 예상"했으며, 주택산업연구원도 "2012년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전년보다 1-2%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단지아파트 분양도 뉴타운과 지방 신도시에 몰려 있다. GS건설과 SK건설, 현대산업개발이 오는 4월 서울 가재울뉴타운 4구역 4,300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또한, 경기도에서는 동탄 2신도시, 남양주 별내신도시, 수원 권선지구 등에서 분양되는 1,000가구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일부 지방에 대한 기대치는 높은 편이나, 서울과 수도권이 미미한 상승세에  머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입주 물량도 지난해보다 5만가구가 줄어든 16만 가구에 불과해 수급 불균형에 의한 전세난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흑용의 해'인 2012년의 새날이 밝았다. 영력(靈力)을 지닌 용(龍)이 신통력을 발휘해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