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통일하려는 야망에 부풀었던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 1534-1582)'는 1569년 4월 16일 봄날 인부들이 성(城)을 쌓는 공사현장에서 포르투갈 선교사를 맞는다.....포르투칼 선교사인 프로이스는 이 자리에서 노부나가(信長)에게 유리병에 든 별사탕과 양초를 선물한다. 그리고, 그가 원하던 대로 기독교 포교를 허락받는다.>

 한양대 일어일문학과 정하미 교수가 쓴 '일본의 서양문화사'에 나오는 별사탕에 대한 내용이다. 정교수는 실크로드와는 다른 포르투갈이 개척한 종교 전파의 길을 일명 '별사탕 로드'라고 했다. 일본의 사탕과자인 곤페이토(金平糖, 金米糖, 金?糖 등으로 표기)는 포르투갈에서 건너갔다. '곤페이토'는 원래 포르투갈어로 '사탕'을 뜻하는 'confeito'라는 단어를 일본식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이 '곤페이토'는 15세기 무렵 유럽에서 소개되고 16세기에 일본에 수입되기 시작했다. 일본에는 본디 사탕을 만드는 기술이 없었으며, 별사탕은 많은 설탕을 소비하므로 매우 희귀하고 비싼 과자이기도 했다. 

아무튼, 포르투갈 선교사 '루이스 프로이스(Luis Frois)'가 포교 허가를 받기 위해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 1534-1582)'에게 별사탕을 선물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흥미롭다. 이처럼 별사탕을 포함한 서양의 과자들은 기독교의 포교 수단으로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그리고, 이는 일본의 생활혁명을 가져오기도 했다. 실크로드와는 별도로 '별사탕 로드'를 통해서 서구의 생활필수품이 일본에 전달되었던 것이다.

"대륙에서는 실크로드의 문물이 한국을 통해서 일본에 전달되었으나 '별사탕 로드'의 문물은 일본이 종착지였고 임진왜란이라는 불행한 전쟁을 통하여 조선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나카무라 요리 아카데미 이사장 나카무라 테쓰(中村哲, 56세) 씨는 '16세기에 유럽으로부터 새로운 식재료 및 물건들이 전달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감자, 고구마, 고추, 카스테라, 뎀뿌라 등이 유럽에서 일본에 들어왔으며, 조선으로 부터는 도자기 제조 기술이 일본에 전달되었다'고 했다. 나카무라(中村) 씨는 '이러한 식재료와 물건들을 통하여 일본의 요리가 오늘날의 형태로 완성된 시기는 17-19세기'라고 했다. 그는 또 "일본은 17-19세기에 오늘날의 스시, 뎀뿌라, 소바, 가이세키(會席) 요리 등을 완성하였으며, 1871년에 육식 금지가 풀려 스키야키, 돈카스, 카레라이스 등이 급속하게 확산되었다. 그리고, 오늘날 유행하고 있는 맥도널드, 켄터키 후라이 치킨, 스타벅스 커피 등 미국의 요식산업이 일본에 상륙한 것은 비교적 늦은 1970년 이후로 보고 있다"면서, 음식 문화의 진화와 흐름을 역설했다. 일본의 스시(壽司)는 현재 세계적으로도 유명 브랜드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요리들은 대체로 서양 음식의 유입을 통해서 성장했다. 어쩌면 서양음식의 모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은 단순한 모방이 아닌 독자적인 특화를 도모했다.

 일본은 서양문화의 수용을 통해서 근대화를 이룩한 국가이기도 하다. 하지만,?서양문화를 토대로 하여 보다 발전적인 '일본의 독자적 문화'를 끊임없이 산출해 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김치, 불고기, 비빔밥 등 한식도 세계인이 즐겨 먹는 음식이다. 그러나, 세계화를 이룩했다고 하기에는 아직도 요원하다.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은 물론 관계자들의 부단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나카무라 테쓰(中村哲) 이사장은 "한식의 세계화는 일본 음식보다도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식은 야채와의 밸런스가 좋은 건강식 때문이란다. 더불어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는 기술 즉, 홍보와 마케팅 능력을 배가시켜야 한다"고 귀 뜸 했다. 식(食)문화는 단순히 먹는데서 끝나지 않는다. 큰 개념에서 보면 새로운 문화의 창달이다.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을 통해서 이를 발전시키려는 강력한 의지를 지녀야 할 것이다. 이 또한 국가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