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2월중 신규주택 판매실적은 33만7000여채로 전달보다 4.7% 늘었다. 주택재고물량도 33만채로 지난 200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분위기는 신규 주택 공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월중 미국 신규주택 착공규모는 58만3000채로 전달대비 22.2%나 급등했다. 이는 지난 1999년 1월 이후 19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반짝 상승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지만 일단은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경기가 살아난다면 글로벌 경기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스위스계 증권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미국의 부동산 지표 등을 근거로 “세계 경제가 역사적인 반환점을 지났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섰고 중국의 경제지표도 바닥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로 눈을 돌려보자. 부동산 시장의 풍향계인 강남 주택시장이 올들어 반등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분양도 일정 부분 해소되기 시작했다. 버블세븐 지역 부동산 가격이 지난 9월 금융위기 전 가격을 회복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뭉치돈은 1분기에 집중적으로 강남 부동산에 들어갔다는 징후도 나타난다. 최근 잠실과 강남 재건축 단지의 가격을 끌어올린 것이 소위 5% 부자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부자들이 부동산 매매 시점을 놓고 고민하는 사이에 부자들은 한 발 앞서 움직였다는 것이다.

투자처를 찾지 못해 단기 투자상품을 떠돌던 500~800조원 가량의 부동자금이 주식과 부동산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뉴스도 심심치 않게 지면을 통해서 나오고 있다. 게다가 부동산 관련 규제가 모든 풀린 상태다. 모멘텀만 마련되면 부동산 시장이 곧바로 활기를 찾을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한 축인 건설업계도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 건설업계 구조조정으로 전문 건설업체들이 워크아웃 작업에 들어가면서 건설업 연쇄부도의 위기도 넘어가는 양상이다. 건설업계는 최대 현안인 미분양 해소를 위해 가격할인 등 다양한 해법을 마련중이다.

더 이상의 돌발 악재만 터지지 않는다면 부동산과 건설 시장은 활기를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부동산연구소들도 “앞으로 큰 폭의 부동산 가격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 보고서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상황을 거론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당시 강남 부동산 가격은 98년 1년 사이에 30% 가량 하락했지만 99년초에 가격을 모두 회복했다. 당시 상황이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위기가 지나가면 활황장세가 벌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불패의 신화가 다시 한번 이어질지 지켜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