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가 지난 3일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전망치를 수정해 발표했다.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4%로 전망했다. 지난 11월 2% 전망을 내놓은 지 석 달도 안 돼 전망치를 무려 6%포인트나 하향 조정했다. 

물론 IMF의 전망을 놓고 말이 많다. 우리 정부나 금융기관들은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우리나라의 잠재 가능성과 내수 경기 활성화 방안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하지만 외국계 투자은행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7%까지 보는 곳도 있다.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 예상보다 어렵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정부도 동의하는 대목이다.

글로벌 경기가 침체하면 수출 위주의 우리나라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정부도 당초 3% 성장 전망을 낮춰잡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한다. 마이너스 성장을 목표로 제시할 수 없는 정부로선 0~1%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과 부동산 경기는 그야말로 빨간불이 켜졌다. 실물경기가 침체하면 부동산과 건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정점으로 진행된 부동산 경기 침체는 상당 기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너스 성장이 예고될 정도로 경기가 침체하면 여러 산업에 걸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실업자 증가는 불 보 듯하다. 낮은 경제 성장으로 인한 소득 감소는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지만,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전문가들도 집 값 회복 시점을 갈수록 늦춰 잡고 있다. “올해 상반기가 내 집 마련의 최적기”라는 전망은 어느새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로 미뤄지고 있는 분위기다. 실물경기 회복없이 집값만 나홀로 상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택은 물론 상가와 토지 시장의 분위기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상가는 권리금이 떨어지고 토지 시장은 거래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경기가 불안하면 지갑을 열지 않는다. 특히 목돈을 움직이는 부동산 시장은 경기에 더욱 민감하다.  

건설 경기도 엉망이다. 건설사들은 올해 불투명한 경기전망으로 사업계획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미분양은 전혀 해소되지 않고 분양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그나마 4대강 정비사업 등 공공 프로젝트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한시적이다.

그야말로 앞뒤가 꽉 막힌 상태다.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가격 상승도 경기침체 장기화 전망에 따라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시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올해 전체 상황을 놓고 보면 하락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어느때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C등급 건설사들은 사실상 손발이 묶였다. C등급을 피한 건설사라도 금융권에 추가 자금을 지원하기 힘든 실정이다. 건설 바닥에 돈이 돌지 않는다. 부동산 대출 현황도 다시 점검해야 한다. 금리를 낮추는 것만으로 역부족이다. 4대강 정비사업만으론 힘이 떨어진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는 역부족이다.

특단의 대책은 이럴때 내놓는 것이다.

김익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