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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코끼리’ 인도 부동산이 뜬다

해외자본 유입,‘델리종합개발 등 2021’기폭제 부동산 가치 40% 상승, 신도시 투자에 관심

2007년 06월 19일 (화)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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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ews@renews

‘거대한 고끼리’ 인도의 자산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가파른 경제성장에 힘입어 주가가 폭등하고 부동산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최근 주가는 두 배 가까이 올랐고 인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이미 한국을 앞질렀다. 이로 인해 인도의 금융도시 뭄바이 부촌의 70평형대 아파트는 60억 원대에 거래되기도 한다. 서울 강남 못지않은 아파트 투자열풍에 편승해 곳곳에 초고층 아파트 건설이 한창이다.
이처럼 자산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다보니 한국의 부자들 뺨치는 신흥부자가 속속 나오고 있다. 줄잡아 전체 인구(10억명 추산)의 1%를 부자로 계산해도 그 수는 1000만 명이나 된다.
◆인도 부자들, 산업단지·고속도로 있는 신도시에 투자
인도의 부자들이 주로 투자하는 곳은 아라비아해 주변이다. 그 중에서도 반드라웨스트, 산타크루주웨스트, 말라바힐 등이 대표적인 부촌이다. 특히 반드라웨스트는 한인들 사이에선 ‘서울의 압구정동’으로 불릴 만큼 살기 좋은 동네다. 이곳의 집값은 비싼 편으로 32평형 아파트 구입비용은 10억원 수준이고 한달 월세는 550만원 선이다. 증권사·은행 등이 몰려있는 금융가 나리만포인트도 부자동네다. 특히 나라만포인트 건너편에 있는 말라바힐에는 초고층 아파트건설이 한창이다. 말라바힐은 고급아파트 단지로 가격은 서울 강남보다 비싸다.
평균 70평대 아파트가 60억원에 거래된다. 평당 1억원이란 얘기다. 결국 뭄바이가 강남보다 30%가량 비싼 셈이다.
인도 부자들은 신도시 투자에도 관심이 높다. 대표적인 유망투자처로 푸네와 포와이 두 곳을 꼽는다. 푸네는 지난 2003년에 뭄바이~푸네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관심이 높아진 곳이다.
특히 푸네에는 포스코·LG·포드·폴크스바겐 공장 등 외국계 기업들이 조성한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편의시설·아파트 등이 건설되고 있다. 포와이도 아파트 건설 붐이 한창이다. 주택단지로 유명한 히라난다리가든이 있다.
경기도 분당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인도 부동산개발업체 ‘히라난다리’가 처음부터 부자를 타깃으로 지은 대규모 주거단지이다.
학교, 쇼핑몰, 음식점 등 모든 편의시설이 단지 안에 마련돼 있어 젊은 부자나 외국인 사업자들이 선호하는 투자처이다.
◆인도 부동산업계에 대규모 해외자금 유입
인도 부동산시장에 해외자본이 대거 참여하면서 부동산 개발 붐이 뜨겁다. 특히 해외 펀드의 투자가 크게 늘었다. 인도경제지 이코노믹 타임스는 이미 올해 유치할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가 1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며 적어도 20개가 넘는 부동산 펀드가 인도에 들어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90여개의 부동산 펀드회사들이 인도에서 투자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인도에 진출, 활동하고 있는 외국계 투자회사로 필리핀의 아얄라와 두바이의 시그니처, 미국의 올드레인 등이다. 부동산컨설팅회사 쿠쉬만&웨이크필드의 산제이 베르마 전무는 “세계적 부동산 투자회사들이 인도의 성공스토리에 이끌려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 미국, 싱가포르, 영국, 이스라엘 투자자들도 인도 부동산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메릴린치는 인도 부동산 부문이 2005년 120억 달러에서 2015년 9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얼마 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평균 8%를 넘나드는 경제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도정부 역시 적극적인 부동산 개발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델리를 중심으로 부동산 열풍이 불고 있는 배경이라고 보도했다.
인도 도시개발부는 지난 2월 ‘델리종합개발계획 2021’(The Delhi Master Plan 2021)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1962년과 1991년 이후 세 번째 진행된 자본유입 정책으로 지방에서 몰려드는 주민들을 위해 거주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플랜에 따라 인도정부는 앞으로 14년에 걸쳐 총2만7000㏊(6만6690에이커)에 달하는 부지를 개발해 240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델리의 인구는 현재 1400만 명에서 앞으로 14년 뒤인 2021년께 230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인도정부는 신규로 조성되는 거주지역에는 해외자본이 100%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완화했다. 그동안 인도는 외국자본에 대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심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따라서 인도가 이처럼 규제를 완화한 것은 의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델리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안살API의 쿠날 바니지 부사장은 “당국의 건설계획은 상당히 흥미롭다”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부동산 개발붐이 불면서 세계 주요 투자기관도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의 골드만 삭스와 와코비아, 아센다스인베스트먼트, CB리처드엘리스(CBRE)그룹, 티쉬먼스페이어프로퍼티 외국 금융기관들이 진출해 활동 중이다. 이들 투자기관은 인도 부동산시장 규모가 7~8년 뒤에는 현재의 1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거래비용이 많이 들고 투명성이 결핍돼 있는 등 구조가 취약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내외 투자자들이 인도 부동산 투자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정부가 부동산, 건설, 주택관련 회사 등에 대한 외국인들의 소유권 제한을 완화한 것이 이같은 수요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인도정부는 외국계 기업들이 인도 자회사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할 경우 완전한 소유권을 인정키로 했다. 5만 스퀘어피트를 초과할 경우 상업 및 주거용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했다. 또 10억 명이 넘는 인도 인구 중 3분의 1이상이 25세 미만인데다 모기지론 금리도 낮아 인도 주택부문의 잠재력이 크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인도 정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1억 채의 집이 부족한 상태다. 연 3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아웃소싱산업 역시 상업용 부동산 수요를 늘리고 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현재 인도의 부동산 시장 규모는 120억 달러로 연 3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향후 10년 이내에 9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연기금(Calpers)은 최근 인도 LI&FS 투자운용이 설립한 부동산 펀드에 1억 달러를 투자했다.
◆‘델리종합개발계획 2021’ 부동산시장 활황 기폭제
골드만삭스가 인도 부동산에 투자하는 등 인도의 부동산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인도의 ‘델리종합개발계획 2021’이 알려지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WSJ은 뉴델리를 깨끗하고 정돈된 세계적 도시로 만들기 위한 야심적인 델리종합계획 2021의 추진 상황이 알려진 뒤 인도의 부동산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 시점에서 인도 부동산시장의 활황을 예고하는 근거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인도 정부는 ‘델리계획’에 외국인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를 100% 허용하는 등 외국인직접투자(FDI)규정을 완화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뉴델리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없었던 고층빌딩도 많이 들어설 전망이다.
실제로 와코비아는 뉴델리를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57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인도 부동산시장이 확장기에 있다.
이러한 밝은 전망을 바탕으로 외국계 부동산 회사들이 인도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부동산회사 티시맨스페이어는 ICICI 벤처펀드와 합작 투자를 체결했다. 합작사의 키쇼어 고테티 투자상담사는 “델리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며 “델리개발계획은 지극히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호재도 있다. 인도의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토지 매입 절차를 간소화한 것이다.
민간 부동산 업체들은 그동안 델리개발 담당부서를 통해서만 토지를 매입할 수 있었다. 델리개발당국을 통한 토지매입은 개발업자들의 영업을 제약하는 등 큰 부담이었다. 그러나 델리종합개발계획에 따라 앞으로 땅 주인과 직접 계약을 맺을 수 있게 됐다. 부동산서비스회사 ‘쿠시맨앤웨이크필드’의 보고서는 “델리개발당국을 통해서만 토지를 매입해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져 부동산 업체들은 신이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안정된 경제 펀드맨틀을 바탕으로 부동산시장 활황
지난해 인도에서 가장 큰 발전과 변화를 보여준 분야는 부동산시장이다. 인도인은 물론 외국인조차도 새로운 재산 형태로서 부동산을 제1위 투자분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된 시점을 2006년으로 평가하고 있다. 비록 부동산시장이 수년에 걸쳐 점차적 변화를 가져 왔으나 2006년 안정된 경제 펀드맨틀에 힘입어 부동산 시장은 큰 활황세를 보였다.
인도의 부동산 가치는 2006년 평균 40~50% 수준 이상 상승했으며 임차비용도 8~12% 인상됐다. 그리고 인도 부동산 투자에 따른 수익률은 인근 아시아국가의 부동산 투자수익률 9~11%에 비해 18~22%로 높게 나타났다.
남(南)인도 타밀나두주(州), 하이드라바드주(州), 카르나타카주(州)의 경우 부동산이 새로운 비즈니스로 각광받으면서 부동산 취급 전문업체의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부동산 전문 인력의 급여도 다른 서비스분야보다 60~70% 이상 높다.
이처럼 인도 부동산시장은 거대한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외국기업, 인도기업, 개인들도 부동산 구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실제 투자수익률도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규모 부동산 투자업체는 선택의 여지가 좁고 다른 분야와 달리 구매에 따른 투명성이 요구된다.
◆ 인도 투자 시 고려 사항
인도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이나 개인 투자자들에게 있어 열악한 사회 인프라, 파트너와의 갈등, 조세 및 과실 송금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려움이 상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외국기업의 부동산 구입은 가능하다. 다만 토지매각 대금의 해외 송금을 위해선 인도중앙은행(RBI)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게다가 최근 2년째 계속되고 있는 인도 부동산시장의 열기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경고음도 나오고 있다.
인도 부동산업계에서 ‘엄숙한 댄서’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미국의 부동산 거부(巨富) 새뮤얼 젤은 최근 뭄바이에서 열린 한 부동산 세미나에서 “인도 부동산 붐은 이미 거품 붕괴의 직전에 있고 결국 눈물로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인도 부동산 시장의 투자자들이 끊임없이 돈을 벌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정신적 자위행위’”라며 ‘파티’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현재 인도 주요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 2년간 배 이상 올랐고 모기지 금리도 계속 인상되고 있는 추세이다. IT(정보기술) 중심지인 방갈로의 일부 아파트는 100㎡에 10만 달러를 초과하고 있으며 뉴델리나 뭄바이에는 500만 달러가 넘는 주택도 수두룩하다.
특히 몰카타에선 신규 주택의 공급이 수요를 5~10배나 초과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첫째 주에 2년만의 최고치인 6.75%까지 치솟았던 물가는 지금까지도 6% 위에서 움직이는 등 고삐가 잡히지 않고 있어 경기과열의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문윤홍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