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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위한 임대주택법으로 거듭나야

기자의 눈

2002년 12월 12일 (목)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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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임대아파트문제가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임대아파트의 관리비책정 특혜시비가 불거져 나오고 민간임대사업자가 부당한 임대차 계약조항으로 공정위 지적을 받은 것.
표준임대차 계약서를 적용토록 돼있는 법망을 피해 교묘히 이같은 행태를 보이는 것은 업체들의 도덕성에도 문제가 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법적 구제장치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임대주택법 개정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임대주택과 관련한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진화에 나선 것은 최근의 일이다. 지난 1984년 임대주택건설촉진법으로 시작해 1993년 임대주택법으로 전면개정후 수정된 것만 6차례.
얼마전 정부는 그동안 임대사업장 여신에 대해 적용해오던 포괄근 담보제도를 특정근저당으로 변경했다.
포괄근 담보제도는 임대사업장이 부도가 날 경우 업체가 보유 또는 사업하고 있는 기타 사업장 여신까지 취급토록 하는 조항. 이 조항에 따르면 A업체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서민은 이 업체가 가지고 있는 다른 임대사업장에 부도가 발생할 경우 자신의 아파트까지 채무를 지게 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임대사업장을 둘러싸고 임차인들의 피해가 속출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그동안 부도가 나지 않은 사업장이라 해도 임차인들은 이같은 위험에 노출돼있었다.
법 제정이래 수차례 개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에서야 이러한 조치가 취해진 현실에 의아해 하는 기자의 질문에 주무부처인 건교부 관계자는 '법이 그렇게 바뀌었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
지금까지 건립된 공공 임대아파트 48만가구중 절반 가까이 이르는 민간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이러한 현실을 알고 있는 서민들은 몇이나 될까?
문제는 수정보완 돼야할 이같은 조항들이 관련부처 담당자조차 이해하지 못한 채 산재해 있다는 것이다.
때마침 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각 후보들은 일제히 임기내 임대아파트 연간 10만가구 건설 등 서민 주거정책과 관련한 화려한 청사진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임대주택법개정을 공약사항으로 내건 후보는 찾아볼 수 없다. 공약이전에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서민들이 제도속에 신음할 것인지'를 먼저 후보들은 살펴야 할 것이다.
그들의 마음속에 표심을 노린 선심성 행정이 아니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