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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무리한 사업승인조건 건설사 불만

떠넘기기 행정많아 사적해결도 빈번

2002년 11월 07일 (목)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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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의 무리한 사업승인 조건으로 인해 건설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아파트가 들어서면 준공검사 승인 조건으로 진입도로 확보, 폐수시설 설치 등이 공익목적이라는 명목으로 붙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규모 주거시설이 들어섬에 따라 이에 상응하는 사회기반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문제될 것 없으나 이 같은 사업승인 조건들중 일부는 법적인 근거없이 행정지도의 형식으로 무리하게 이뤄진다는 데 문제가 있다.
또 일부 지자체에서는 주민들 눈치보기에 급급해 민원이 제기되면 무조건 민원사항을 사업승인 또는 준공검사 조건으로 붙여 민간건설업체가 해결하도록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경기도의 B시에서 아파트를 공급했던 K건설은 입주가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준공검사가 한동안 나지 않아 입주민들은 물론 건설업체가 한바탕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사업승인 조건이었던 단지 앞에 노점상에 대한 철거를 해당 지자체가 민간건설업체에 떠넘긴 것이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노점상과 철거문제를 민간업체가 해결하기는 어려운 것이 분명한데도 해당 지자체의 떠넘기기 행정에 건설업체는 울며겨자먹기로 일을 처리해야만 했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사업을 하려면 어김없이 기부체납 등의 사업조건이 따라붙는다"며 "합리적인 수준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으나 때로는 사업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는 지자체도 있다"고 토로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사업조건이 까다롭고 문제발생 소지가 있는 경우에 해당 지자체 관계자에게 어떻게든 잘 보이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업체들도 종종있다"며 "회사에서는 각종 인허가를 잘 받지 못하면 '당신 지자체 담당자에게 미운털 박힌 거 아니냐'라는 식의 문책을 당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자체들의 사업승인 조건이 공익을 위한 합리적인 수준을 벗어나 책임을 회피하려거나 민원소지를 줄이겠다는 행정편의적인 발상에서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많다는 얘기다.
실제 경기도 Y시 관내의 아파트들이 준공검사를 받지 못해 입주민들이 가사용 상황에 놓여 재산권행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당시 시청은 '진입로는 사(私)도로니까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이 일대 2개 건설사의 3개 단지의 사용검사가 늦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의 공사가 마무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입로 일부의 매입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입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다. 진입로 부지의 일부 지주가 터무니없는 매입가격을 제시하며 버티기를 하는데도 해당 지자체 건축담당자는 "도로만 나면 존공검사가 나는데 무엇이 문제냐"며 "사도로 개념이기 때문에 지자체가 직접 나서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또 경기도 A시에서 오피스텔을 공급한 D업체는 사업승인 조건이 까다로워지자 안양시 건축심의위원 일부 위원들에게 성공보수금을 지급해 무리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지자체의 무리한 사업승인 조건으로 인해 주택공급업체이 그 부담금의 일부를 미리 분양가에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