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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대책 개선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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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8·9 조치 이후 9·4 주택시장안정 대책이 추가적으로 발표되었다. 내용을 살펴보면 과거와 달리 다양한 조치들이 포함돼 있다. 세제강화를 통해 가수요를 억제하려는 단기성 대책외에 신도시를 개발하겠다는 중장기 대책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들이 시장안정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덥지 못한 부분이 많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주택정책은 몇가지 개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첫째는 정부 정책의 신뢰성 회복이 시급하다. 이는 어제의 정책 수혜자가 오늘은 규제 대상으로 전락하고 마는 조변석개(朝變夕改)식 대책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부대책을 믿고 따르면 오히려 손해라는 피해의식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줄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시세를 반영해 보유과세를 높여야 한다는 점이다. 다만 보유세는 강화하되 획일적인 잣대를 적용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강남지역의 주택가격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시세를 100%반영하기 보다는 1가구 1주택이면서 국민주택 규모 이하인 주택에 대해서는 시세 반영률을 낮춰 적용하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이는 실수요자와 가수요자가 구분될 수 있도록 차등적 조세정책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재건축 영향 때문에 오래되고 낡은 주택가격이 새 아파트 보다 가격이 급등하는 시장모순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세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보유세 강화가 임대주택 활성화와 병행해서 추진돼야 한다. 보유세가 시가를 반영해 징수된다면 자가소유보다는 전세(혹은 월세)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전세도 일종의 임대 형태이지만 집주인과 세입자간의 사적계약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일정기간 이후 임대료 추가 부담이나 이사 부담 등이 존재한다. 즉 현재의 임대문제는 주거의 불안정성이다. 이에 반해 임대주택은 주거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 이러한 점에서 보유세 강화 시점이 바로 임대주택의 수요를 늘리는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임대주택이란 영세민을 위한 주거복지차원외에 중산층들이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까지를 포함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소유보다는 주거라는 새로운 주거문화를 조기에 정착시켜야 나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자족형 신도시 개발에만 집착하지 말고 제대로된 베드타운형 신도시 개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강남지역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전문가들이 대안으로 제기 했던 것 중의 한가지가 바로 신도시 개발이다. 강남지역의 대체 주거지를 개발하자는 취지에서이다. 과거 90년대 분당, 일산 등 5개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내세웠던 것도 자족형 신도시였고, 지금에 와서는 그것에 대한 성과가 부진하다고 각종 여론의 화살을 받고 있기도 하다. 물론 당초 취지대로 신도시들이 성공했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오히려 문제가 있다면 분당의 경우처럼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들어서도록 몇년 전에 용도변경을 해준 점이다. 이는 당초 신도시 개발의 일관성을 스스로 포기한 경우에 해당된다. 수도권내에서 자족적 신도시가 되려면 기존의 산업이나 업무 기능 등이 신도시로 이전하거나 기능 분담을 전제로 하여야 한다. 이는 막연한 신도시 개발에 앞서 수도권내 기능분담이 먼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공장총량제 등으로 산업기능의 수도권 진입을 규제하고 있고 수도권내에서도 기능 분담이 제대로 될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따라서 기존의 수도권 정책의 한계 속에서 맹목적 자족형 신도시보다는 제대로 된 베드타운 개발도 고려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교육시설이나 생활편의 시설이 제대로 구비된 베드타운형 도시를 만드는 것도 현 상황에서는 성공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 나라는 주택보급률 100%를 달성하는 시점이라고 한다. 보급률 100%시대라면 주택정책도 보다 다른 모습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무조건적인 공급확대 보다는 조세제도 등을 통해 수요를 감소시키는 정책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보급률이 높다고 해서 가격 급등이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일본은 보급률이 110%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부동산 버블을 맞이하면서 가격 폭등을 체험하였다. 우리는 이러한 일본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치밀하고 세련된 대책을 제대로 세워 나가야한다. 따라서 요즈음이 바로 일본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중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프로필
홍익대학원 도시계획학 석사, 홍익대학원 도시계획과 박사과정 수료, 동부건설 개발사업부(전), 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 수석연구원(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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