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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 관리전략 수정 필요

세계적 국가적으로 중요 과제 대두

2002년 09월 18일 (수)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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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수 삼 한양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물(비)이 우리 모두에게 큰 타격을 입혀 국가적으로 재해 지역을 선포하고 고통을 극복하는데 진력하고 있다. 인간의 삶에 있어 물은 어떤 존재인가?
물이 갖는 양면성, 즉 인간 생명 유지의 절대 요소로서 또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의 삶의 원천으로서 물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물의 공급은 인간이 마음대로 할 수 없어 하늘에 의지하게 되고 인간이 준비를 소홀히 하면 재해의 대표적 인자로서 그 부정적인 면이 제기되곤 한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283㎜로 세계 평균량인 973㎜보다 약 1.3배 많다. 그러나 1인당 강수량은 연 2,705톤으로 세계 평균 2만6,800톤의 10%에 불과하여 우려하고 있다. 또 주어진 강수량도 여름 전후에 집중되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
강수량은 매년 다른 형태로 주어지는 듯 하지만 오랜 기간 통계를 검토해보면 일정한 규모와 주기로 반복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연구하는 학문을 수문학이라 하여 공대 토목과에서는 많은 우수한 전문가들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으며 각종 시설물을 설계할 때 강수량이 관계되는 경우에 이를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하천의 수위는 교량과 제방의 높이 결정과 유속에 따른 안전성을 검토하는데 중요하다. 또 댐과 저수지의 안정성을 분석할 때 또 절개지, 성토 사면의 붕괴에 대한 안전율을 계산할 때 그리고 각종 배수 시설의 용량을 정할 때 강수 기록이 사용된다.
앞에서 예시한 각종 시설을 설계할 때 적용하는 강수량은 시설의 중요성에 따라 확률적인 재현 빈도에 해당하는 값을 적용하게 되며 이는 5년부터 200년 또는 500년에 한번 나타날 수 있는 강수량을 대상으로 설계하곤 한다. 이번 루사호 태풍에 의해 나타난 강우 기록은 지금까지 전문가들이 예측해온 발생 빈도에 따른 강수량을 훨씬 초과하는데 문제가 있다. 각종 시설물의 안전은 초과된 강수량의 크기에 비례하여 크고 많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안전과 파괴의 이분법적으로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설계 예상 강수량을 초과했을 때는 피해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민들을 놀라게 한 이번 태풍의 피해는 저변에 위와 같은 논리를 간직하고 있다. 고베 지진, 샌프란시스코 지진 등도 유사한 경우로 일정수준의 예상 지진에는 견디게 설계하였지만 설계 기준을 초과하는 지진이 닥쳤을 때는 도시 전체가 함몰되는 사례가 나타나는 것도 같은 논리다. 이를 우려하여 설계 기준을 높인다면 시설 사업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국가 경제에 막대한 부담을 주게 된다. 그러므로 전문가들은 적정수준의 강수량을 제시하는데 끊임없는 연구 노력을 기울이면서 안전과 경제성이 함께 고려되는 수자원 관리 기준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나타나는 강우의 특성이 국지성 호우나 태풍 등 단기적인 에너지에 의해 집중적으로 유발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기존의 수자원 관리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하고 수문학자들은 새로운 강수 모형을 제시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짧은 시간에 집중되는 강수량의 크기가 지구의 온난화 등 지구적 환경에 의해 영향받고 있다는 것은 이번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세계 정상회담에서도 제기된 문제이기도 하다. 지구적 에너지 환경의 변화가 한국 등 국지적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면 과거의 한국적 수문 분석 기술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세계 정상들의 모임에서 논의된 주제 중 수자원에 관한 것은 전 세계 인류에게 물을 공급하는 목표로 2015년까지 깨끗한 물을 먹지 못하는 인구를 절반으로 줄이고, 수자원의 종합 계획을 2005년까지 수립하여 대응토록 하고 있다. 또한 홍수, 사막화 등이 지구 온난화, 이산화탄소 등에 의해 유발되는 기후 변화에 기인하는데 공감하고 이에 대응할 것을 공동 선언에 담고 있다. 따라서 물 문제는 전통적인 기술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워졌고, 세계적 이슈와 함께 가야하므로 새로운 연구가 보완되어야 하겠다.
넘치면 고통을 주고 없으면 생명을 멈추게 하고, 부족하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물 문제는 이제 세계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중요한 과제가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도시를 건설하거나, 재개발하는 경우에 강수 특성도 문제가 되지만 동일한 강수량에도 지형, 지물이 변함에 따라 물의 흐름시간과 유량이 달라져 국부적으로는 큰 피해를 유발한다. 작년에 신림동 지역의 사례에서도 이들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즉 과거 하천을 복개하여 도로를 개설하고 좌우 양안에 건축이 이루어졌는데 복개된 하천 구조물의 계획 유량을 초과하는 강수가 쏟아져 복개 하천이 넘쳐 인근 지역에 큰 피해를 유발한 것이다. 만약 복개하지 않았다면 침수 피해로 멈추었을 강수량이 복개 구조로 인해 큰 유속을 유발하고 이는 각종 시설과 주차된 자동차 등에 피해를 주게 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수도권만은 이번에 큰 피해 없이 지나칠 수 있었으나, 만약 강릉 지역과 비슷한 규모의 비가 쏟아진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 규모가 될 것이다. 수도권 특히 서울 지역에는 큰 비가 내렸을 때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이 수없이 많은데도 턱없이 비싼 아파트 값이 형성되는 이 모순을 무엇으로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소비자 모두는 심사숙고 할 일이다. 앞으로는 단지를 조성하거나 집을 구입할 때는 예외적으로 큰 비가 내리는 경우에도 안전한 위치를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프로필
△1969 : 한양대 토목공학과 졸업 △1984 : 중앙대 대학원 공학박사(지반공학전공) △1987 : 영국 Oxford대 교환교수 △1981 ∼ 2001 : 중앙대 토목공학과 교수 역임 △1999 ∼ 200 : 중앙대학교 건설대학원장 역임 △대한토목학회/한국지반공학회 부회장 역임 △한국공학한림원/철도학회/PROMAT/구매조달학회 현재 부회장 △건교부/경제기획원/감사원/조달청 자문위원 역임 △현대건설/금호건설 사외이사 △국무총리실 공공 기술이사회 이사 역임 △국제해양극지학회(ISOPE) 지반분과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