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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기상재앙
무절제한 인간 활동 인한 인재
2002년 08월 22일 (목) 00:00:00 이상은
심각한 기상재앙
이상은 아주대학교 환경도시공학부 교수

최근 몇년동안 우리나라 기후의 특징 중 하나인 장마철을 제대로 겪어 본 기억이 없다. 해마다 기상청에서는 금년 장마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예보를 하지만 곧 이어서 북쪽에 발달된 강한 고기압 때문에 장마전선이 북상하지 못하고 남쪽에 머무르고 있다는 설명이 나오고는 얼마 지나면 장마전선이 소멸되어 이제 장마가 끝났다는 기상정보가 나온다. 결국 비다운 비를 보지 못하고 장마가 끝났다고 하니 장마에 대한 예보가 과연 필요한가 하는 의구심까지 생기고 요즘 자라나는 세대들은 장마에 대한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비를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장마가 지나버리면 자연 물이 부족하게 될 것을 걱정하게 되는데 그러나 곧 장마 이상의 집중 호우가 내려 물난리를 겪는 것이 이제 새로운 우리나라의 강우 형태가 되어 버렸다.
얼마 전에는 월드컵기간이 장마기간과 일부 겹쳐 수중경기를 우려했으나 장마는 없어 거의 모든 경기를 최상의 기상조건에서 치를 수 있었던 행운도 있었지만 금년에도 어김없이 장마가 끝났다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8월 초에 집중 호우가 내려 물난리를 겪었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고 지구 도처에서 일어나 최근 스웨덴에서 개최된 '세계 물 포럼'에서 UNEP 사무총장이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상이변이 세계 곳곳에서 물난리를 초래하게 되었다고 선언하였다. 유럽에서는 100여년 만의 홍수로 천년 고도의 문화유적들이 유실될 위기에 처한 체코를 비롯하여 모짜르트의 고향 잘스브르크가 물에 잠긴 오스트리아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세계 각국이 홍수와 가뭄 그리고 이상 고온 등 기상 이변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기상 이변이 천재가 아니고 사람이 초래한 인재라는 데에 많은 전문가들이 의견을 같이 한다. 더욱이 아시아 지역 상공을 뒤덮고 있는 '아시아 갈색 구름'이라 불리는 오염구름층 즉 연무층이 남아시아 지역 기상이변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하니 무절제한 인간 활동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되는 '리우+10' 세계환경정상회의의 주요 주제 중의 하나가 기후 변화가 될 것이며 이에 대한 선진국과 개도국들이 입장 차이가 너무 커 논란이 될 것이다. 교토의정서를 거부함으로서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탄소 최대 배출국 미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개발도상국의 공동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브라질이나 인도 그리고 중국 등 개발도상국들의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탄소 배출이 급격히 증가될 것이기 때문에 선진국들만의 노력으로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국가들도 최근 산업화 과정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결과로 개도국의 탄소배출량 증가 속도도 둔화되어 중국이 2020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이 될 것이라는 미국의 예측과는 달리 미국과 중국의 탄소배출량의 차이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결국 자연환경의 가치를 고려하지 못하는 전통적인 경제예측 모델들에 의하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은 비용에 비해 편익이 적게 분석된다는 것이 교토의정서의 이행에 대한 장애의 근본 원인이 되고 각국이 보다 적극적이지 못한 이유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얼마전 가디언지는 'Earth will expire by 2050'이라는 기사에서 현재와 같은 자연자원의 활용이 지속된다면 2050년에는 지구상 모든 유용자원이 고갈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이 기사에서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자연자원 활용률을 1인당 소요 면적으로 비교했는데 미국인 1인을 유지하기 위해 12.2ha가 필요하며 영국 등 서유럽국가가 평균 6.28ha인데 에티오피아는 2ha이고 자원을 가정 적게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브룬디는 1인당 불과 0.5ha가 필요할 뿐이라면서 자연의 풍요를 해치는 것은 선진국들이라고 하고있다.
우리나라에 대한 자료는 나와 있지 않지만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위주의 성장으로 선진국 문턱에 들어서고 선진국의 소비위주의 생활을 쫓아가고 있는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본다.
물난리가 환경오염에 의한 기상이변에 기인하는 인재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쓰레기, 수질 등의 지역적인 환경문제와 함께 지구 전체의 환경을 같이 고려해야한다는 의식도 제고되고 있다. 이같은 인식하에 언론에서도 우리를 지탱해 주는 좁은 국토가 난개발에 의해 파헤쳐진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 심각성를 일깨워 주고 있어 국토의 무절제한 개발이 기상재앙에 의한 피해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데에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우리의 무절제한 활동이 기상이변을 일으키고 그 영향이 우리 눈앞에 나타나고 있을 때 이같은 변화가 장기적으로 우리 후손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좁은 국토에서 제한된 자연자원에 의존하는 우리는 국토의 효율적인 보전과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우선으로 하는 절제된 생활 패턴이 정착되어야 자연자원이 고갈되고 지구환경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는 현실에서 우리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시대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프로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졸업 △미국 Univ of California, Berkeley 환경공학 박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부원장, 기술관리센터 소장(1991∼98)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원장(1998∼2001) △아주대학교 환경도시공학부 교수(2001∼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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