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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소 단속 되풀이 그만 하라

실익없이 부동산시장만 왜곡

2002년 08월 14일 (수)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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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일부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어난 아파트가격 급등현상이 세무조사로 이어지면서 관련지역 중개업소가 사무소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있다.
주택시장의 불안을 세무조사로 해결하려는 정부의 입장과 조사를 받으면 큰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중개업소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한동안 중개업소의 문은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등 주택가격이 오르면 중개업자들의 농간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부 관련공무원들의 일반적인 의식이다.
그러나 일선 중개업자의 생각은 다르다. 해당지역에서 수 십년 동안 중개업소를 운영한 중개업자나 관련협회 등에서 수년씩 중개실무 등을 가르치고 있는 강사들도 이번의 강남지역 아파트가격 급등은 전혀 예기치 못한 현상이라고 한다. 이들도 모르는 사이에 가격이 오르고 일부 거래가 이루어 진 것은 이번 급등현상이 작전세력에 의한 계획된 투기라는 소문이 사실일 수도 있다.
투기의 중심은 누구인가
낮은 금리에 부동자금이 그 중심이며 그 부동자금을 운용하는 큰손이 주연일 것이다. 아파트가격 급등 대책에 대해 본란은 지난 주 별다른 대책이 없다면 시장에 맡기라고 했다. 부동산 시장은 주식시장과 달리 계획된 투기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주식은 작전주를 선정, 무제한으로 매집(買集)하면 그 주식이 급등하지만 부동산은 아무리 큰손이라도 매집에는 등기 등의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한계가 있으며 철저한 자금 출처 조사를 하면 원천적으로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소문대로 이번 급등현상이 계획된 투기라면 중개업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물건정보를 알려주는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아파트가격만 오르면 연례행사로 곧바로 중개업소 투기단속에 들어간다. 그래서 잘못한 일이 전혀 없는 중개업소도 시범케이스로 단속 받기 싫어하며 조사 받다보면 무언가 꼬투리가 잡힐 것이 불안해 문을 닫고 잠수할 수 밖에 없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 원인과 그 대책에 대해서 일선 중개업소나 중개관련 단체의 의견을 듣고 대처해야 함에도 무작정 중개업소단속을 전가의 보도로 듣고 나오는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 중개업소는 투기의 중심에서 밀려 난지 오래다.
현지 중개업소의 의견에 따라 투기에 참여하는 큰손은 이제 없다고 봐야한다. 더구나 일부 중개업소의 무분별한 부추김에 부화뇌동하는 투자자는 없다. 얼마를 남겨 주거나 얼마가 남을 것이라는 중개업소의 의견이나 부추김에 돈을 내 놓는 투자자는 없다는 말이다. 나아가서 한번쯤 부동산 투자를 해 이익과 손해를 반추해본 40∼50대 투자자들은 중개업자 수준 이상의 투자 안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기대책 발표 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중개업소의 단속은 부동산 시장을 왜곡시킬 뿐 실익은 없다. 이제 해묵은 단속 되풀이는 그만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