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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만 고집할 것인가
수도권 가치 재조명 필요
2002년 08월 13일 (화) 00:00:00 김수삼
김수삼 한양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최근에 나타난 택지 개발과 주택공급은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매우 비싼 시세를 형성하고 있지만 서울을 벗어나 분당, 평촌, 일산 등 신도시를 뛰어 넘어 남양주, 용인, 남양만 일대 등 소위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행 정부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도권'의 범위는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을 합쳐 부르고 있으나 주택과 택지의 투기성 공급은 서울과 신도시 또는 인천, 수원, 안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 나타난 현상은 도시와 농촌, 산지 그 어느 곳이나 건축이 가능한 곳에는 거대한 아파트가 들어서거나, 소위 전원주택으로 불리우는 변칙적인 주거단지가 산지를 빨갛게 물들이면서 조성, 공급되고 있다.
즉, 정부는 수도권 인구 억제 정책을 오래 전부터 실행해오고 있지만 수도권에 대한 부동산 투자의 집중 현상을 막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수도권에 대한 투자만을 강요하고 있는가? 앞으로 수도권의 삶의 질과 부동산 동향은 어떻게 변해갈까? 아마도 국민 모두가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일 것이다.
참고로 수도권에 대한 각종 지표의 우리나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그 심각성을 실감할 수 있다. 예를 들면, 1995년 기준으로 인구는 45.3%, 가구수는 44.7%, 인구밀도는 전국 평균의 3.8배, 자동차수 47.7%, 취업자수 46.2%, 관공업체수 55.1%, 은행예금 65.5% 등 대부분의 주요 지표가 우리나라 전체의 45%를 넘어서고 있는 반면에 행정면적은 11.8%, 도로 연장은 24.2% 등으로 매우 협소한 면적에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1979년부터 1991년까지 토지 이용 실태변화를 서울 반경 40km 이내에서 살펴보면 지난 12년간 도시지역은 469% 확대된 반면에 농경지는 202%, 산림지는 280%가 감소하여 도시적 용도가 급격히 팽창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수도권연구를 줄곧 해왔던 전문가들(권용우 교수 등)에 의하면 수도권의 도시화 특성을 다음과 같은 6가지로 나타내고 있다. 첫째, 수도권은 한 도시의 다운타운과 같이 우리나라 전체에서 중심거리 역할을 한다. 둘째, 수도권은 우리나라의 사회·경제 변화를 유도한 공간적 변화의 배양기 역할을 한다. 셋째, 수도권으로의 집중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으며 따라서 상대적으로 좁은 지역에 대한 많은 인구, 풍요로움, 권력의 집중 등이 경고의 대상이 되고 있다. 넷째, 서울 주변 수도권에서는 이집(deconcentration)현상이 전개되어 집중으로 인한 높은 생활비를 거주지 이동, 경제활동의 분산 등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다섯째, 경기·인천과 유사한 지역기능이 우리나라 전체 지역으로 이심화(decentralization)되고 있다. 여섯째, 수도권의 교차로(crossroad)기능이 강화되고 있어 전국으로부터의 수많은 사람과 정보가 왕래하고, 연계되며 교차로적 기능이 각종 교통망의 집중화 등에 따라 확대되고 있다.
이상 제시한 수도권 도시화의 특징은 필연적으로 수도권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행정행위를 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도시의 확장과 기능변화는 살아있는 생물의 진화처럼 주변여건에 적응하고, 새로운 기능을 창조하면서 거대화되어가는 과정을 밟아가게 되는데, 과연 언제까지 팽창할 것인가하는 의문을 갖게된다. 만약 현재와 같이 집중과 팽창을 지속한다면 부동산 투자는 지속될 것이고 이를 억제한다면 그 반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의 정부정책은 그린벨트를 일부 완화함으로써 수도권의 집중화를 오히려 유도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판교개발 등은 대표적 사례에 속할 것이다. 이러한 환경속에서 과연 삶의 질이 보장되는 살맛나는 터전으로 수도권이 존재할 수 있을까?
환경부는 최근 도시 오염기준을 강화하고 있으며, 오염총량제 등을 도입하여 지역별 환경용량을 종합적으로 감시하는 체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어 수도권과 같은 인구 밀집지역에 대해 경고를 발하고 있다. 또 통신망의 발달로 지방과 수도권의 정보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교육, 특히 대학 교육 수준도 평준화되어 가고 있다. 한강은 지속적으로 오염원이 증대되어 맑은 물 확보에 비상이 걸릴 날이 오래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수도권에 사는 사람은 높은 부동산값, 비싼 환경부담금, 제한된 맑은 물 값 등을 부담하는 환경에 놓일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환경이 이러한데도 언제까지 평당 일천만원대의 주택을 강남에 건설할 것인가는 생각해 볼 일이다. 자동차, 전철 등 이동수단이 좋아지면서 움직이는 범위가 확대되었다지만 오히려 수도권 집중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오히려 삶의 질을 추구해야할 강남사람들이 어떻게 이것을 극복할 것인지 흥미로운 일이다.
수도권의 가치를 재조명하면서 부동산 투자를 전망해 볼 일이다. 수도권의 운명이 부동산을 투자의 대상으로 삼는 자들에게 미래의 이익을 결정지울 것이기 때문이다.

프로필
△1969 : 한양대 토목공학과 졸업 △1984 : 중앙대 대학원 공학박사(지반공학전공) △1987 : 영국 Oxford대 교환교수 △1981 ∼ 2001 : 중앙대 토목공학과 교수 역임 △1999 ∼ 200 : 중앙대학교 건설대학원장 역임 △대한토목학회/한국지반공학회 부회장 역임 △한국공학한림원/철도학회/PROMAT/구매조달학회 현재 부회장 △건교부/경제기획원/감사원/조달청 자문위원 역임 △현대건설/금호건설 사외이사 △국무총리실 공공 기술이사회 이사 역임 △국제해양극지학회(ISOPE) 지반분과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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